전당대회 구도 ‘친윤 대 비윤’ 전망<br/>변수는 ‘결선투표제·유승민 행보’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표를 던지면 당권 경쟁 구도가 사실상 ‘김기현·나경원·안철수’ 3파전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전당대회의 변수는 결선투표제와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 모두 ‘친윤’ 당 대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이번 전당대회 구도는 ‘친윤 대 비윤’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은 김기현 의원을 일찌감치 지원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윤심’을 얻은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당권 레이스 초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 해임한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초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나 전 의원이 이후 김 의원에게 잇따라 지지율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러나 주류인 ‘친윤 그룹’의 ‘세몰이’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나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여론 지형 흐름이 변할 수 있다는 말도 적잖게 들린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끼리만 재투표를 치러 이긴 사람이 당권을 거머지게 된다. 당장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후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친윤과 비윤 표심이 각각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선두권에 올라선 기세를 몰아 ‘대세론’ 굳히기를 노리고 있다. 유일한 ‘친윤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결선투표 없이 과반 투표로 당선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은 결선투표를 내심 바라고 있다. 나 전 의원을 포함해 많은 후보가 뛰어들어 표심 분산으로 결선투표에 들어가면, 이후 비윤뿐 아니라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립 지대 표심까지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80만 명을 넘어서는 당원들의 실제 여론도 관심거리다. 20만∼30만 당원이 참여하던 과거 전당대회와 달리, 모바일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현역 당협위원장들의 ‘줄세우기’ 영향이 현저히 줄어들어 실제 표심이 여론조사 결과와 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