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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 통해 보다 나은 삶 꿈꾸는 북한이탈주민들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18 18:19 게재일 2022-12-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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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윤광남 회장.
경산시 동부동 아파트 한쪽에 세워진 승용차 옆에서 추위도 잊은 채 사각 스티로폼 박스를 싣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새싹회 윤광남 회장. 인사를 건네며 무얼 하는지 묻자 “새터민 가족들 나눠줄 김장을 옮기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회원들 다수가 고령층이거나 여성이라 힘든 일을 혼자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호탕하게 웃는 윤 회장을 보니 영락없는 ‘착한 봉사자’다.

함경남도 함흥에 살던 윤 회장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굶어 죽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북한을 떠날 결심을 했죠, 그게 아니면 왜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너 불법체류자로 중국이나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오랜 시간 떠돌겠습니까. 사람답게 살려고 북한을 탈출하는 겁니다.”

윤 회장은 가난을 견디지 못해 1997년 1월 여동생과 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이후 신분을 숨기고 13년을 살다가 2010년에야 한국행을 선택했다. 지금은 동생과 부모님 모두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 보험회사 등을 거쳐 현재는 영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윤 회장은 “자식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무엇보다 통일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 정착한 후 그는 자신만 잘살려고 하지 않았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열심히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복지관 봉사 프로그램에서 독거노인을 만나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이 많으니, 그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2013년 1월엔 우리새싹회 봉사단을 만들어 회장을 맡았고 지금까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탈주민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을까?

첫째는 적응 문제다. 새터민들은 외국어와 외래어 사용에 서툴러 언어장벽을 느낀다고 한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바람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지나친 사교육 과열 문제도 지적한다. 어렵게 생활하면서 사교육에 투자할 형편이 안 되니 공교육 강화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자립 문제도 있다. 윤 회장은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보다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견해를 이야기했다.

2023년 1월엔 대한민국 국민이 돼 누군가를 위한 봉사를 시작한 단체 우리새싹회의 10주년이 되는 날이 있다. 그날은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새싹회 10년의 이야기를 기록해 함께 보고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할 것이라고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이 꿈꾸는 온전한 자립이 실현돼 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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