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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추억’ 만들어 가는 청도 와인터널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11 19:18 게재일 2022-12-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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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청도 반시 이용해 연구 개발<br/>세계 최초 감와인 만드는데 성공
청도 와인터널의 아름다운 풍경.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자리한 청도 와인터널은 옛 경부선 철로를 정비해 청도 반시 와인을 저장하는 숙성터널로 활용하면서 관광지가 됐다. 와인 숙성에 적합한 섭씨 15도의 온도와 60~70% 습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입장할 수 있고, 3천원의 입장료가 있었으나 코로나 시기의 어려움을 감안해 현재는 한시적으로 무료 운영되고 있다.

청도는 오염원이 없어 공기가 맑고, 일교차가 뚜렷해 질 좋은 과일 생산지로 유명하다. 청도를 대표하는 반시를 생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우수한 와인으로 만들어내 관광객을 유치한 청도군의 발상이 돋보이는 와인터널을 최근 찾았다.

터널에 들어서자 쌀쌀한 기운이 가시며 따뜻하고 포근했다. 코로나 이전엔 방문객이 많아 북적였는데 이곳 역시 코로나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는지 한산한 편이었다. 하지만, 꼼꼼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이전 방문 때는 발견하지 못한 기념 와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결혼 기념’ ‘회갑 기념’ 등의 글자가 적힌 각기 다른 크기의 병들은 주문이 가능한 와인으로 원하는 시기에 찾아갈 수 있다.

보통 와인이라고 하면 외국산 포도주를 연상시키는데, 감으로 와인을 만들고 꾸준한 노력과 연구로 품질을 높인 청도 감와인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2003년 풍각농공단지 안에 자리한 (주)청도와인의 연구소가 과즙이 풍부한 청도 반시로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5년 만에 와인 ‘감그린’을 개발했다. 쉽게 식초로 변해버리는 감즙을 와인 단계에서 숙성이 멈추도록 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감와인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

터널에서 만난 안내원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면서 이름을 알렸어요. 미국에도 수출했죠. 2012년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합니다”라는 설명을 들려줬다.

1km 길이에 높이 5.3m, 폭 4.5m 규모의 터널엔 반시(감)를 이용해 만든 15만 병이 넘는 와인이 저장·숙성되고 있다.

“감의 씨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요. 그런데, 청도 반시는 씨가 없잖아요. 당도도 높아 와인을 만드는데 좋은 원료가 되죠. 포도보다 떫은맛을 내는 탄닌(Tannin) 성분이 20% 더 많다고 해요. 탄닌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뇌졸중, 심장병,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답니다”라는 게 안내원의 부연이다.

낮에는 터널 관광을 할 수 있고, 밤에는 불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청도 와인터널. 가까운 곳에 물 좋기로 유명한 용암온천에서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젊은이들은 인근 남성현역에서 와인터널로 오는 경우가 흔하다. 남성현역은 평일 7회 운행, 주말은 5회 운행하므로 미리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는 게 좋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추위와 관계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청도 와인터널엔 포토 존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관광객들이 이른바 ‘인생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천장에 매달린 초대형 황금박쥐는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준다는데, 거기엔 수많은 소원지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청도 와인터널을 찾아 소원을 빌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여행을 권한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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