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12일째를 맞이하면서 철강·물류·건설 업계 전반의 ‘셧다운’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서로 다른 입장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 강경한 태도를 보여 상황은 악화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력을 대치해 운송 방해 행위를 차단하고 운행차량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섰다.
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포항 철강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출하 차질에 따른 경북지역의 철강산업 피해 금액은 약 1천4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철강 기업체들은 긴급 물량에 대해 경찰 협조를 받아 출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회사 안에 쌓아두고 있다.
광양제철소 역시도 매일 1만7천t가량의 철강을 반출하지 못하며 쌓아두고 있고, 이번 주에는 임시 야적장까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전국 5개 공장에서는 하루 5만t가량의 제품이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타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은 평소 하루 150여대의 컨테이너를 실어 냈지만, 현재는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타이어, 정유, 항만컨테이너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고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6일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령된 시멘트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가 운송을 재개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화물차 기사나 운송사가 업무 재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30일 이하 운행정지(1차 불응), 화물운송자격 취소(2차 불응) 등 행정처분에 더해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두 79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고, 업무 복귀 기한이 끝나는 화물차주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명령서를 발부한 순서대로 업무 개시 여부를 확인하는 2차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경북경찰도 화물연대의 불법행위를 저지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경찰은 비조합원들의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업무방해 및 폭행 등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0명을, 협박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을 각각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포항에서 비조합원인 운전기사가 모는 화물차 진출입을 방해하거나 운전기사를 상대로 욕설·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부터 지금까지 경찰관 1만여 명과 순찰차·사이드카 약 400대를 동원해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했다. 이 기간 정상운행 화물차 91대의 호송을 지원했다.
경북경찰청은 화물연대 조합원의 고속도로 기습점거 및 휴게소 내 불법행위에 대비해 휴게소, 요금소 주변 등에 24시간 경찰관을 배치할 방침이다.
최종문 경북경찰청장은 “고속도로를 점거하거나 저속 운행하는 방법으로 고속도로 차량통행을 마비시키고 휴게소에서 비조합원이나 업무개시 조합원 등에 대해 폭행·협박 등 범죄가 발생할 경우는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