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류형 포항상품권 발행일 혼잡<br/> 설과 추석 앞두고 진행하는 탓에 <br/> 강추위·무더위로 시민들 큰 불편<br/>“합리적 구매절차 마련해야” 지적
포항사랑상품권의 지류형 상품권 판매와 관련, 앱을 활용한 신청 등을 통해 현장에서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오전 8시 포항시 남구 모 새마을금고 앞. 시민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며 은행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조금 늦게 온 사람들은 행여나 순번이 끊길까 노심초사했다. 줄이 너무 길다 싶으면 다른 금융기관 지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지인들과 전화를 하며 어느 은행 줄이 짧은지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날은 특히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운 날씨였다. 비 예보로 인해 습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었고 간혹 새치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도 모서리를 돌아 골목에도 이어진 줄은 오고가는 차들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민들이 이렇듯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은 포항시가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맞아 포항사랑상품권 700억 원어치를 10% 특별할인 판매해서다. 지류형 1인당 구매한도는 50만원. 45만 원을 준비하면 50만 원어치 상품권을 받는다.
하지만 특별 판매 때면 늘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붐벼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설과 추석을 앞두고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강추위와 무더위에 두세 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하고, 여기에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의 위험도 무시하지 못한다.
포항시 북구 환여동에 위치한 농협에서 상품권을 구매한 시민 이모(70)씨는 “지난 1월에는 영하 6℃의 강추위에 새벽부터 나와 덜덜 떨면서 기다렸는데 이번엔 무더위랑 싸웠다”며 “매번 반복되는데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겨우 5만 원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서민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고 한탄했다.
박모(58·여)씨 역시 “오전 6시부터 밖에 서 있었다. 지류형은 카드 충전을 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이 주로 오는데 배려가 전혀 없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듯 시민들의 불편함이 이어지자, 포항사랑카드 앱(IM#)이나 자체 시스템 구축 등을 활용해 구매절차를 진행한 뒤 현장에서 시간 관계없이 수령하거나, 이마저도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다른 대책을 찾기 위해 포항시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권에서도 불편함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포항사랑상품권 판매를 진행하는 한 은행 관계자는 “매번 지류형 판매가 있을 때마다 은행 업무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다. 다른 업무를 보러 온 고객들로부터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포항사랑상품권이니만큼 시민들이 구입하는 데 있어서도 좀 더 좋은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