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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조산 임신부 이송 지연⋯신생아 1명 사망, 의료 인프라 부족 논란 재점화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4-07 17:57 게재일 2026-04-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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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28주 쌍둥이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결국 아이 한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명은 중태에 빠졌다.

7일 대구시와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오후 10시 16분 대구의 한 호텔에 머물던 쌍둥이 임신 28주 차 미국인 여성 A씨(26)가 복통을 호소했다. A씨 부부는 경북에 사는 시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인 남편은 인근 산부인과에 연락했지만, 진료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대학병원 방문을 권유받았고, 이후 증상이 악화하자 주한미군을 통해 다음 날 오전 1시 39분쯤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산모를 구급차에 태웠지만, 대구 지역 대형 병원 7곳이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나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가량 대기하다 오전 2시 44분쯤 남편이 직접 임신부를 데리고 운전을 해서 평소에 다니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가겠다고 구급대에 알렸다. 대구소방본부는 서울소방본부의 협조를 받아 분당서울대병원에 수용 여부를 물었고, 병원 측에선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혼선은 이동 과정에서 이어졌다. 경남 밀양에 거주하던 A씨 시어머니가 119와 연락을 이어가며 이송 가능 병원을 찾았다. A씨 시어머니의 요청으로 경북 선산IC인근 휴게소에서 구급차를 만났으나 경북 지역에도 이송 가능한 병원이 없었고, 결국 충북 음성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까지 달렸다. 

A씨는 5시35분 분당서울대병원에 도착해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나,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출생 직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중이다. 유족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와 대구시소방본부는 7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와 신생아 중환자실(NICU)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환자 수용이 거부된 것”이라며 “임신 28주의 쌍둥이 산모는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이 필수적인 고위험 환자이기 때문에 일반 응급실로의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직권 이송 미실시’ 논란에 대해 대구시는 “직권 이송은 응급실에서 초기 처치가 가능한 환자에 한해 적용되며, 이번 사례는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이 반드시 필요한 고위험 산모로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헬기 이송과 관련해서는 “자궁경부 봉합술을 받은 상태에서 공중 분만 가능성이 있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내 NICU 병상은 약 145개 수준이지만 대부분 상시 포화 상태”라며 “의료 인력 부족과 책임 부담으로 병원들이 적극적인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향후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필수의료 대응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재 대구에 있는 모자의료센터인 5개 병원에는 신생아집중치료실 145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대구가톨릭병원에서는 5병상을, 칠곡 경북대병원에서는 8병상을 각각 늘렸고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9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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