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가장 많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두 사람이 이준석과 이재명이다. 이준석은 여당의 대표로 있다가 징계를 받아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이고, 이재명은 제1야당의 대표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라는 직책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전체 민의를 대표하는 자리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을 둘러싼 온갖 논란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정치와 민심의 현주소가 되는 것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인 이재명에게는 전과4범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무고 및 공무원자격사칭,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공용건물손상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직선거법위반 중 어느 하나도 대의명분이 있는 죄목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혐의나 의혹을 받고 수사 중인 비리들은 결코 사소한 것들이 아니다. 대장동과 백현동의 개발특혜 의혹, 성남FC후원금 뇌물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경기도청법인카드 유용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비선캠프 전용 의혹 등은 막대한 돈이 오가거나 심각한 공권력남용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다.
여당 대표인 이준석이 당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정지의 징계를 받은 것은 성상납사건 무마를 위한 증거인멸교사를 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공소시효나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서 그 정도의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준석은 반성이나 사과의 말은 일언반구도 없이 자신을 당권투쟁의 희생양인 양 호도하고 당과 대통령까지 싸잡아 온갖 악담을 퍼붓는 등 반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재명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을 나오고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부터는 양양한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누구 못지않게 많은 것을 누린 그가 가난한 소년공이니 천박한 가계니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가당치가 않다. 이준석의 경우 대학까지는 최샹급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러나 보통의 청년들이 고시원에서 머릴 싸매고 공무원시험 공부를 할 나이에 정당의 최고위원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당 대표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은 상식을 너무 벗어난 무리수였다. 순전히 요행으로 벼락출세를 한 것이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정치가 컴퓨터게임과 다른 것은 올바른 인성에다 국민과 국가에 봉사한다는 소명의식까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성장과정은 많이 다르지만 철저히 이기적이라는 그 인성에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매스컴이나 인터넷에 나와 있는 그들의 행적 중에 나라와 국민을 위한 소명의식이나 헌신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현란한 말재간이든 과감한 표퓰리즘이든 오로지 자신의 영달에만 목적이 있다는 걸 모르는 국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지금 이 나라의 정치판은 모리배들의 난장판이고 그로 인해 민심은 부박하고 지리멸렬해졌다. 이재명과 이준석 두 사람에 대한 사법적 판결이 조만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정계퇴출로 새로운 계기가 열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