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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포항 마장지 오리들… 범인 찾는다

이부용기자
등록일 2022-08-15 20:01 게재일 2022-08-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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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큰 동물이 오리 공격…<br/>  차도로 도망” 목격담 줄이어<br/>  시, 서식동물 생태조사 추진

포항에서 범인을 알 수 없는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 위치한 저수지인 마장지(馬場池)에서 최근 오리나 거위가 한 마리씩 사라지고 있다는 목격담이 쏟아지고 있다.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갑자기 엄청 큰 동물이 사냥하듯이 오리를 덮쳤다. 자다가 다들 푸드득 날아가고 날지 못하는 오리들은 그냥 빨리 헤엄쳤다. 오리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 비명을 질렀다”며 “이후 위협을 피해 오리들이 차도나 인도에 올라왔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시청에 문의하니 시에서 오리를 풀어놓지 않아서 관리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쓰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일부 시민들은 공격자가 수달이라고 하고, 또다른 시민들은 뉴트리아라고 하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수달은 1982년 11월 16일 전국 일원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12년 7월 27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수달은 1급수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뉴트리아는 2009년부터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 및 관리되고 있다.

마장지는 계속된 가뭄으로 붕어 수백마리가 폐사했다. 포항시는 산소 공급을 위해 수중 모터 2개를 설치, 가동하는 등 수질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역부족이어서 수달의 서식 환경에 적합한지는 미지수다. 

시민 김모(29·여)씨는 “수달이라면 마장지의 물이 깨끗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 아닌가”라며 “포항의 또다른 관광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목격자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포식자를 찾기 위해 살펴봤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 CCTV를 설치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마장지 서식동물 생태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위 한 마리는 안전하게 구조해 데리고 왔던 농장으로 보냈다. 오리와 거위를 공격한 동물의 정체를 알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목격 사진이 있으면 동사무소로 연락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마장지 수질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공사에 착수, 2020년 3월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을 완전히 차단해 생태연못을 조성했다. 공사 이전에는 폐쇄된 연탄공장에서 수십년간 물이 흘러들어 연못의 물이 산성으로 변해 물고기가 살 수 없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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