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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의회 권위의식부터 내려놔야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2-07-18 20:13 게재일 2022-07-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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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락현경북부
김락현경북부

제9대 구미시의회가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제8대 구미시의회는 불미스런 일로 두 명의 시의원이 연이어 자진사퇴를 했고, 또다른 한 시의원은 윤리특위에 3번이나 회부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하는 등 ‘역대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것 말고도 크고 작은 불미스런 일들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본지 기자는 구미시의원들의 이러한 행태가 그릇된 권위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시의원에게는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기 위한 여러가지 권한이 부여된다. 하지만, 간혹 일부 시의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집행부를 ‘관리(管理), 감독(監督)’할 수 있는 특권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착각이 잘못된 언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 8대 구미시의회는 ‘구미시의회에 출석·답변할 수 있는 관계공무원의 범위에 관한 조례’에 답변할 수 있는 관계공무원이 시장의 보조기관 중 실·국장, 담당관, 과장급으로 명시가 되어 있음에도 ‘국장급’만 답변하도록 했었다.

답변하는 관계공무원의 급이 질의하는 시의원의 급과 어느정도 맞아야 한다는 괴상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

시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하던 사람들이 급(級)을 따지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부분 그릇된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망스런 모습을 연출했었다.

특히, 나이 어린 시의원이 나이가 많은 공무원에게 ‘막말’에 가까운 언행을 하는 모습들은 시의원의 품위 손상과 함께 구미시의 품격까지 땅에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의정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지적 하는 것은 시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일단 면박부터 주고 시작하자는 식의 언사는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런 점에서 9대 구미시의회의 시작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관계공무원을 국장급에서 과장급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제9대 구미시의회는 그릇된 권위의식을 버리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권위는 자신의 목에 힘을 준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다. 자신을 낮추면 낮출수록 올라가는 게 바로 권위이다.

구미/김락현 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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