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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1억어치 전국 사회단체 기부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5-02 20:33 게재일 2022-05-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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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 케이팜즈 김동철 대표<br/>“코로나 여파에 물가 오르자<br/>  버거워하는 사회단체 접하고<br/>  보관하던 양파 54t 기탁 결심”
케이팜스 김동철 대표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한 탓에 농산물 가격이 연일 들썩 거리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양파 54t을 전국 곳곳의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그 공을 인정받아 UN피스코(PEACEKOR)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포항지역 농산물 생산업체 (주)케이팜스 김동철(52) 대표를 만나 ‘뜻깊은 나눔’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양파 54t, 어떻게 기부하게 됐나.


△건설·풍력 등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코로나19로 경제가 흔들리고 먹을거리마저 위협받자 미래 먹거리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로 사업을 시작한 건 지난 2020년 9월이었다. (주)케이팜스를 설립하고 군산 등 4만 평의 농지에서 친환경 양파를 재배했다. 학교, 군부대 등에 작물을 판매하다 보니 코로나19의 여파로 급격히 오른 물가를 버거워하는 사회단체를 자주 접했다. 이들을 보며 저온창고에서 보관하던 양파 54t을 기탁하고자 하는 결심이 섰다. 돈으로 환산하자면 1억800여만원 정도다. 처음 재배한 양파로 내 인생 첫 기부를 시작했다.


-첫 농사를 지은 소감은.


△말 그대로 애환이 가득했다. 직접 종자를 심고 수확하며 노동자와 함께 땀 흘렸다. 밭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햇빛과 땀으로 피부가 심하게 상했다. 몸도 뻐근했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고생 끝에 쥔 농작물, ‘내 새끼’라고 부르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 갔다. 무농약 친환경 양파를 재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좋은 일에 쓰일 수 있게 돼 기뻤다.


군산에 위치한 친환경 양파 재배 농지 모습.
군산에 위치한 친환경 양파 재배 농지 모습.

-많은 작물 중 양파를 선택한 이유는.

△삶에 가장 중요한 요건인 먹을거리만큼은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파 같은 경우 상당수가 국외로부터 수입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 값이 급등했던 것처럼 국외와 교류가 끊기면 자연히 수입품들이 타격을 받고 양파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국내 기술로 추위에 강한 양파 종자를 개발한 손현철 씨드온 대표를 만나게 됐다. 수입해오던 양파를 오히려 세계각지로 수출하고 있었다. 기온·기후에 맞춰 농작물을 재배해오던 시절은 지났다. 현재 농사는 1·2·3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이들 가치를 모두 아우르는 6차산업인 종합산업화로 떠오르고 있다. 양파는 자급자족할 미래 먹거리 사업의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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