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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생필품 지원금, 희망고문 ‘분통’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4-24 20:20 게재일 2022-04-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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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1달이 지나도 ‘깜깜 무소식’<br/>포항 북구 27%·남구 2%만 받아<br/>확진자 급증에 지급 중단 소문도<br/>市 “가구별 중복 확인 탓에 지연<br/>지급 중단 소문은 사실과 무관”

“정해진 예산이 소진되면 못 받는다는 소문이 있던데, 코로나19 확진자 생필품 지원금은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

포항에서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초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그는 보건소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메시지는 ‘포항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하신 주민을 위해, 세대별 대표자에게 자가격리생필품비 5만원을 계좌로 입금해 드리고 있습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는 곧장 생필품비 지원 신청을 완료했고, 자신의 계좌로 지원금이 들어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1개월쯤 지난 뒤 A씨는 부푼 기대를 안고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했지만, 지원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안내직원들이 앵무새처럼 ‘신청자가 많은 관계로 지원금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해야 할지 몰라 정말 답답하다”며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지원금 지급이 도중에 중단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던데, 지원금도 못 받는데 괜히 몇 달 동안 사람 희망고문만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생필품 지원비 지급이 늦어지며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유급휴가지원금·생활지원금 등을 대폭 축소하며 코로나19 관련 개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필품비 지급 역시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자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에 따르면 포항지역은 지난 2월 10일부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입원 및 격리 치료를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자가격리생필품비 지원을 해주고 있다. 지자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인해 격리자들에게 일일이 식료품 제공을 해주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바꿨다.


이에 포항시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하는 주민들에게 세대별 대표자 1명에게 자가격리생필품비로 5만원을 계좌로 입금해 주고 있다.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는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생필품 지원 예산으로 각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구지역의 경우 2만7천474가구가 생필품비 지원 대상이지만 현재까지 7천474가구(약 27%)만 예산 지급이 완료된 상태고 남구지역은 5만3천833가구가 지원금 지급 대상인데 현재까지 1천72(약 2%)가구만 지원금 지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지자체에서는 포항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확진자 모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구별 중복 지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어 지원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포항시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일부 확진자의 경우 전화번호를 잘 못 기입해 연락이 어려워 지원금 지급이 더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맘카페에서 예산이 떨어지면 생필품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무관한 내용이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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