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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폭… 포항교육청 “늦게 알았다” 논란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2-02-22 20:46 게재일 2022-02-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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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 또래에 괴롭힘 가해<br/>2021년 같은 혐의로 전학·자퇴<br/>학교밖서도 또다른 위협 이어가<br/>교육청 “타지역 학생 관리 한계”

포항에서 10대 여학생이 또래 여학생을 상대로 괴롭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포항교육지원청의 미흡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22일 포항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A양(16)은 지난달 10일 포항시내의 한 노래방으로 B양을 불러냈다.


당시 A양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남자 아이들을 불러서 혼쭐을 내주겠다”며 B양에게 언어적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같은달 17일 포항의 한 경찰서를 방문한 뒤 그날 일과 평소 자신을 괴롭혀 온 A양의 행동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다.


더 큰 문제는 A양이 또래 아이들을 괴롭힌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A양은 지난 2020년 4∼5월쯤 포항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이었을 당시 친구 C양을 괴롭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넘겨진 바 있다. A양은 C양의 SNS명의를 도용해 유언비어를 퍼트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후 포항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1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법원의 판결 등을 토대로 A양에게 정학에 준하는 징계를 내렸다.


얼마 후 A양은 타지역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자퇴를 선택해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상태다. A양의 괴롭힘으로 인해 C양은 정신적 트라우마 등을 호소하며 오랜 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교육지원청이 C양에게 한차례 학교폭력을 저지른 A양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전학 후 타교육청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사이 B양이 또다른 피해자가 된 것이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포항교육지원청은 A양과 관련된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양은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 자퇴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돌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A양이 C양 사건 이후에도 다른 학생을 괴롭힌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교육당국의 안이한 태도와 대처능력 부족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불미스러운 일이 되풀이 된 것이다.


중학교 3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교폭력의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를 가슴에 안고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야 한다”며 “학생 교육의 책임기관인 교육청은 법과 제도 뒤에 숨어서 무성의한 대응을 보여 이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건이 교육청에 접수된 게 없어 이번 일이 발생한 지 몰랐다”며 “A양이 포항에서 타지역으로 전학을 갔고, 현재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추가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다. 교육청도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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