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양식을 시작한 지 50년이나 되었다니 햇 송어든 묵은 송어든 믿을만한 맛이겠다. 앉은뱅이 상 앞에 앉아 송어회를 기다린다. 입 안에 침이 고이고 남의 상으로 눈길이 간다. 껍질째 볶은 땅콩을 먹으며 솟구치는 식욕을 누른다. 푸짐한 상이 차려지고 두꺼운 옥돌 위에 발그스름한 송어회가 가지런하다. 양념된장에 폭 찍어 서둘러 한 입 먹는다. 쫄깃하고 탄력 있는 육질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고소하고 담백한 속에 향긋함마저 숨어있다.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인다.
송어회는 무침회로 먹어도 기차게 어울린다. 싱싱한 채소와 다진 마늘, 콩가루에 참기름을 두르고 초장에 쓱쓱 비빈다. 콩가루 덕분에 고소함이 배가된다. 한 번 비벼서는 양에 차지 않는다. 두어 번 비며 먹으니 그제야 흡족한 탄성이 새어 나온다. 옆 테이블을 넘겨다보니 모두 셰프가 된 듯하다. 취향에 맞게 비비느라 손들이 바쁘다. 충분히 음미한 후 딸려 나오는 송어 매운탕과 밥을 먹는다. 비로소 속이 든든하다.
송어는 DHA 성분이 풍부해서 두뇌발달이며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인지 노부모를 모신 이들도 자주 찾는 곳이란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좋다. 송어에 포함된 칼슘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A와 B가 들어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고 기관지 점막을 튼튼히 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나무 마디의 색과 비슷해서 이름 붙였다는 송어는 차고 깨끗한 1급수의 민물에서만 서식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연어와 비슷한 살빛을 가졌으나 연어에 비해 지방과 칼로리 함량이 낮다. 연어보다 섬세한 맛과 풍미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깊은 산골 청송에서 자란 송어회 맛보러 이 번 주말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다. /박월수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