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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뛰는 배달비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1-12-21 20:41 게재일 2021-1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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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일부 배달업체 수수료 ↑<br/>기존 3천500원서 1천원 인상<br/>지난 6월에 올려 놓고 또 다시<br/>식당들도 음식값 인상 불가피<br/>부담은 소비자 몫으로 ‘악순환’

“배달비가 또 오른다고요? 이러다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겠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배달 수수료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배달 주문이 늘자 일부 배달 대행업체들이 수수료를 올렸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은 상승한 배달 수수료만큼 자신의 부담이 더 커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1일 포항지역 배달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주)바로고, 생각대로, 부릉, 런투유, 모아콜, 딜리버리 등 포항지역 소재 배달 대행업체 10여곳이 1.5㎞당 기본 수수료를 기존 3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1천원(28.6%)을 인상시킬 계획이다.


기본료는 배달 시작부터 부과되는 요금이다. 배달료는 이동 거리나 배달 수요, 라이더 공급, 날씨 등 변수에 따라 점점 높아진다. 여기에 업체마다 야간할증, 언덕 할증 등 여러 할증이 붙으면 배달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특히 포항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과 기타 대도시보다 배달 기본요금이 최대 35% 이상 더 비싸다.


실제로 국내 배달앱 1순위인 배달의 민족은 기본 배달료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3천원, 대전 2천800원, 대구 2천700원, 부산·울산·광주 2천600원으로 책정돼 있어 포항보다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포항은 기본요금 구간인 1.5㎞를 넘어서면 추가거리 100m당 100원의 요금이 더해진다.


자영업자들은 배달비 인상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초께 일부 배달업체에서 기본요금을 3천원에서 3천500원으로 500원을 더 인상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또다시 요금을 올리는 건 과하다는 것이다.


보통 배달료 중 기본요금의 경우 업주와 소비자가 반반씩 부담하고 있다.


점주들이 배달료를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전가할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만, 조금 더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서는 높아진 배달료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포항에서 배달전문 음식점 운영을 준비하는 김모(29·남구 상도동)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하루 평균 70건 이상 한 달 동안 2천 건이 넘는 주문을 받고 있는데, 배달비가 1천원이 오르면 매달 평균적으로 200만∼300만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며 “가게에서 배달 일만 하는 인력을 따로 채용하는 게 훨씬 더 저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배달 직원 채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달비 상승을 버티기 어려운 식당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다수 식당에서는 배달료 인상이 아닌 음식값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비 1천원을 올리는 것보다 음식 가격을 메뉴별로 500원씩 올리는 게 효과적이고, 주문 수 유지에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최저주문금액을 올리고 그에 맞춘 세트메뉴 구성 등에 변화를 줘 재료 값을 낮추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결국, 배달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담은 소비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배달 음식을 자주시켜 먹는다는 시민 김모(32·북구 죽도동)씨는 “택배 배송비가 2천500원인데, 몇시간 거리 지방에서 오는 택배보다 음식 배달비가 비싼 게 말이 안된다”며 “8천원 짜리 국밥 한 그릇을 시켜 먹는데 배달료를 4천원이나 지불할 바에는 차라리 불편하더라도 매장까지 직접 가서 음식을 포장해 올 생각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항지역 배달대행 업체 관계자는 “다른 물가는 다 오르는데 왜 배달대행 수수료에 대해서만 언급하는지 모르겠다”며 “요금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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