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손목시계·목걸이 형태<br/>‘조난 위치 발신장치’ 개발 성공<br/> 1년간 시범운영 거쳐 전면 확대<br/> 어민 안전판 톡톡한 역할 기대
어선 충돌·전복 등으로 조난된 선원들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어선 전복이나 침몰시 선박의 위치 신호를 자동으로 발신하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와 함께 선원들의 조난위치 발신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여름철 태풍과 폭풍, 해일 등 해상기상 악화에 따른 해난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경북 동해안 어민들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22일부터 어선 충돌·전복 등으로 조난된 어선원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바다 내비게이션(e-Navigation, 지능형 해상교통정보체계)’체계를 활용한 ‘어선원 조난위치 발신장치’의 시범운영을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그간 어선사고가 발생하면 어선에 설치된 초단파 무선설비(VHF-DSC)와 같은 위치발신장치를 통해 어선의 위치는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어선원이 해상으로 추락하거나 탈출한 경우에는 어선원의 위치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수색과 구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제로 지난 10월 19일 독도 북동쪽 168㎞ 해상에서 발생한 후포 선적 홍게잡이 어선 전복사고로 선원 9명 중 4명이 구조되고 5명이 실종됐다. 수색 당국은 사고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 함선 166척(해경 48척·군 26척·관공선 66척·민간어선 26척)과 항공기 58대(해경 36대, 군·소방 22대), 조명탄 183발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당국은 사고 발생 14일 만에 수색작업을 종료했지만, 끝내 실종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같은 문제를 인지한 해수부는 선원들이 편리하게 착용하고, 선박 전복, 침몰 등의 조난 시 위치발신이 가능토록 손목시계·목걸이 등의 형태로 어선원 조난위치발신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수부는 이날부터 해당 장치를 연근해어선 7척에 설치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은 바다 내비게이션(e-Navigation) 선박단말기에 연계해 연안에서 최대 100㎞ 해상까지 어선원의 조난위치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어선안전조업관리시스템(FIS)에서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1년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어선원 조난위치발신장치의 통신거리, 기상상황별 조난신호 수신율 및 LTE-M 통신망과의 연계 안정성 등을 점검한 뒤 전면 확대될 전망이다.
홍순배 해수부 첨단해양교통관리팀장은 “바다 내비게이션 체계를 활용한 어선원 조난위치발신장치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해상에 추락한 어선원의 위치를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바다 내비게이션 체계가 해상안전은 물론 우리 선원의 안전과 편익을 증진하고 해군함정 원격의료지원 등 다양한 곳에도 쓰일 수 있도록 이용을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난 선박의 신속한 구조활동을 위한 대표적인 장치로 ‘V-Pass’가 있다. 이 기기는 어선의 출항·입항 신고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무선 설비 장치로 해양사고 발생 시 어선의 위치와 함께 긴급구조신호(SOS)를 발신한다. 해당 장비는 지난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모든 선박에 설치가 의무화됐다.
최근에는 수협중앙회가 선주와 어민 가족들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위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어선안전조업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