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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대구시민의 발’ 될 것”

등록일 2021-12-06 19:47 게재일 2021-12-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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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가 만났다<br/>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하루 40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1천250원으로 대구지하철 1호선에서 3호선까지 91개 역을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거기에다 30분 이내면 시내버스를 무료로 환승할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시민의 발이다. 전체 이용자의 30%는 무임승차하고 그 손실비용을 감당 못해 몇 차례 정부에 지원을 건의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내년이면 개통 25년을 맞는 대구지하철은 몇 차례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그 사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시민도 있다. 그래서인가.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철도, 대한민국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하는 대구도시철도를 계속 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2022년 대구지하철 개통 25주년

고객만족도 13년 연속 ‘전국 1위’

16년 연속 무분규 노사평화 실현

안전·고객서비스로 ‘괄목할 성과’

1·2호선 무인 종합통제·구간 자동화

3호선 무인 운용시스템 설계돼 운영

지상철 활용 움직이는 광고판 효과 등

24시간 안전관리 컨트롤 타워 구축

전체이용자 30%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정부 지원책 등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

 

- 대구 지하철이 개통 25년을 맞는다. 사장으로 대구도시철도를 자랑한다면.

△장년이 된 대구도시철도를 안전과 고객 서비스에서 전국 최고의 도시철도가 되도록 노력했고 또 전국 최고의 도시철도라고 자부한다. 3호선 지상철의 성공적인 개통과 지하철 1·2호선의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다. 대구도시철도는 국가고객만족도 13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24시간 비상대책방역본부를 설치 가동해 열차와 역사에 대해 방역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는 과잉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시민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을 방역해 도시철도를 통한 코로나 감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 1·2·3호선이 각기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아직도 일부 시민들은 도시철도 3호선의 무인 운행을 불안해한다.

△1997년 개통된 1호선과 2005년 개통된 2호선은 모두 1인 승무 방식으로 같이 운행된다. 그러나 2015년 개통된 3호선은 이와 달리 종합관제실을 통해 원격 자동제어 되는 무인 운용 시스템으로 설계 건설됐고 운영된다. 무인으로 운행되지만 차량상태나 차내 상황을 원격 모니터링하고 직원이 안전관리 차원에서 1명 승차하고 있다. 객실 내 외부에 CCTV가 설치되어 있고 화재에 대비해 승객탈출용 스파이럴 슈트와 워터 미스트식 소화설비가 구축되어 있다.

특히 3호선은 폭설 시 결빙 방지를 위해 강궤도빔 내부에 열선을 설치하고 본선 궤도빔 신축 이음부를 충격완화형 핑거 플레이트로 교체했다. 강궤도빔에 논슬립 테이프를 붙여 전동차의 미끌림을 방지하고 있다.

사실 1·2호선도 운행은 무인으로 종합 통제되고 있다. 객차가 지하철 역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정지되며 기관사는 승객들이 안전하게 승차한 것을 확인한 뒤 문을 닫고 출발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다. 그렇게 자동 시스템으로 구간을 56, 57분 사이 표정속도로 운행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안전관리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역사와 열차, 관제 등이 실시간 협력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 사장의 경영 노하우가 궁금하다. 어떻게 13년 고객만족도 1위에다 16년 연속 무분규 노사평화를 실현할 수 있었나.

△노조를 이해해주니 노조와 공사가 서로 윈-윈(win-win)한 것이다. 2014년 취임하고 보니 대구도시철도 노조가 꽤 강성으로 소문나 있었고 장기파업(2013년 88일 파업)의 여파로 11명이나 복직 투쟁을 하고 있었다. 노조에는 해고자들의 무노동 무임금을 관철시키면서도 무조건 복직이 아닌 특별채용 형식으로 절차와 규정을 지키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로도 노사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합과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규를 사전 조정했다.

 

- 3호선 지상철은 대구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됐고 세계적 명물이 됐다. 특히 건설 당시 지적됐던 미관문제는 지금은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도시 분위기를 바꾸는 데 한몫하는 것 같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학교 기업체 등이 3호선 28편성 중 25편성에 광고를 하고 있다. 3호선 광고는 법을 개정해가면서 해결했다. 교통시설의 경우 창문을 제외한 면적의 4분의 1만 광고판을 설치할 수 있다는 법 규정을 행안부와 국토부를 찾아 직접 설명해 2분의 1로 바꾸어 냈다. 삼성이나 SG, SK 등 대기업이 대구에는 구매력이 없다며 광고를 하지 않으려고 해서 지역 광고업자들을 설득해서 광고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올 5월에는 입찰을 통해 3년간 30억원이 넘는 광고수익을 챙겼다.

 

- 대구는 지상철 건설과 운영의 노하우를 수출해서 성공했다. 싱가포르와 파나마 해외사업에 진출한 사업의 진행상황과 성과는.

△대구도시철도가 해외사업으로 연간 40억원 정도(5년간 186억원) 벌어들이고 있다. 2019년 3월 싱가포르에 ‘DTRO SINGAPORE’라는 현지법인을 개소해 싱가포르 센토사 익스프레스 관리사업을 높은 신뢰도 속에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구도시철도 직원 7명이 파견돼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수익 이외에도 대구와 대구도시철도의 브랜드 마케팅과 운영능력, 신용을 세계에 홍보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싱가포르 센토사 익스프레스의 운영과 정비 사업에도 도전해 해외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중남미 섬나라 파나마에서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이 벌이고 있는 3조원 규모의 메트로 3호선 건설사업에 대구도시철도가 설계자문과 시공관리, 시운전 관리, 운영 컨설팅으로 참여하고 있다.

 

- 대구도시철도에서도 R&D 개발로 특허와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 대구도시철도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 91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7건은 사업화되어 19억원의 기술지분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 역사와 객차가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도 도시철도가 개발한 양방향 전기집진기가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양방향 전기집진기는 올해 10억5천만원의 기술지분료 수익을 올렸다. 대구도시철도가 개발한 각종 기술은 수백명 석박사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대학에서도 해내지 못한 성과라고 자랑한다.

 

- 1일 4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수익만도 1일 2억원이 넘는데 연평균 운영 수익은 얼마나 되나. 또 운영비는 얼마나 되나.

△도시철도 운영 수익은 최근 연평균 1천900억원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은 1천306억원으로 전년대비 33%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2020년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은 코로나19에 대응한 특별방역과 소독 등으로 4천707억원으로 전해인 2019년의 4천569억원보다 오히려 138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대구도시철도가 해마다 1천400억원 정도 발생하던 손실이 2020년에는 2천62억원이나 됐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고 승객이 늘어나면 재정상황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 도시철도의 건설비용과 운영비를 고려한다면 실제 적정 운임은 어느 정도 되어야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현재 도시철도 운임은 성인기준 1천250원이다. 그런데 무임승차나 환승손실, 청소년 어린이 요금 할인을 제외하면 실제 1인당 평균 요금은 700원 꼴이다. 이는 코로나19사태로 승객이 줄어든 지난해의 수송원가 4천266원의 16.4%에 불과하다. 평상시로 환원시키면 2천750원 정도 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도쿄 지하철의 경우 3천원 정도 요금을 받으면서도 환승 할인의 개념도 없고 거기에다 거리가 늘어나면 추가 요금까지 지불해야 한다. 우리도 노후시설 감가상각비와 안전시설 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수송원가 정도는 받아야 운영에 지장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실정에서 현실적으로는 요원한 이야기다.

 

- 공사 사장을 3연임했다. 재임 때는 대구시 첫 인사청문회 대상이 됐다.

△한번만 하려 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지역 모 대학에 부교수로 가기로 예정이 돼 있었고 대학에서 연구실을 마련해 놓았을 만큼 상당히 진전된 상태였다. 그런데 처음 임용 대상자가 낙마했다. 그러자 이곳저곳에서 권유해 사장 재공모에 지원했다. 그후 공모요강에 없던 인사청문회를 강요했고 규정에는 맞지 않았지만 공직 생활을 떳떳이 했기에 응했다. 청문회에서 모 시의원이 팩트도 아닌 헛소문을 들고 나와서 현장에서 맞받았는데 뒤에 사과하더라.

 

- 선출직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 그런 마음이 있었나. 지금 후회되지 않나.

△무슨 소리. 결단코 없었다. 대구시청에서 인사 주무와 시장 부속실, 대변인실 등을 거치며 많은 관선과 민선 단체장을 모셨다. 그러면서 선출직에 나서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이 나오더라. 실제 많은 권유가 있었다. 이 자리에 있으면서도 지역 정치권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나오지 않았던 것을 참으로 잘 한 결정이라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 공사 사장으로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도시철도의 적자를 메꿔줄 무임수송 손실비용에 대한 국비지원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해마다 30% 정도, 올해만도 10월말까지 9만9천명으로 378억원의 무임수송 손실을 입었다.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으나 정부 지원을 얻어내는데 실패했다.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 정부 지원을 얻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및 지자체와 협의하고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 공사 사장인데 지하철은 평소 얼마나 이용하나.

△시내 업무가 있을 때나 주말 종점까지 등산하면서 이용하는 정도다. 일부러 암행감사하듯 이용하지는 않는다.

 

- 공직생활과 공사 사장으로서 보람과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대구시청 인사와 부처를 두루 섭렵하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에서부터 훌륭하게 마무리지었다. 거기에다 510억원이라는 체육기금을 남겼으니 보람이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도시철도에서는 겁 많던 3호선을 개통시켰다. 그리고 3호선을 대구의 새로운 관광 명품으로 만들었고 그 기술력과 운영력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았다.

홍승활(洪承活·65)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예천출생. 영남대 영문과, 경북대 행정대학원 석사. 계명대 행정학 박사.

1975년 예천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출발해 1980년 경북도 대구시로 전입. 이후 달서구청 경제진흥과장, 대구시청 인사담당, 문화예술과 문화기획담당 등을 거쳐 대변인 행정자치국장을 지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 유지지원부장과 조직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2003년 ~2009년 경운대 경찰행정학부 겸임교수.

평소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을 좌우명으로 삼아 자기 관리에 철저. 어항 속 물고기가 강물에 놓여지면 1m 이상 되는 큰 물고기로 자라는 코이처럼 사람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꿈과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다.

/이경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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