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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은 실현될 것인가

등록일 2021-11-24 20:06 게재일 2021-1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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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1921년 상해에서 모택동이 창립한 중국 공산당이 올해로서 창당 100년을 맞이하였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11월 11일 19기 6전 회의에서 ‘역사 결의’를 통과시켰다. 내년 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중국 통치자의 ‘10년 연임’ 원칙을 깨고 3연임의 길을 열기 위함이다. 7천400자의 ‘역사 결의’는 약 28%를 시진핑의 업적과 성과찬양에 할애하고 있다. 시 주석의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신시대를 담은 이 문건은 1945년 모택동의 사회주의 혁명, 1981년의 덩사오핑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이은 세 번째 문건이다. 그는 과연 중국식 굴기(<5D1B>起)로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할 것인가.

시진핑은 당 혁명원로이며 광둥성 서기였던 시중쉰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중쉰은 문화 혁명 시 반동분자로 몰려 오지로 추방되었다. 시진핑은 비참한 토굴에서 공부하여 칭화대학 화공학과를 졸업하게 된다. 베이징 대학이 중국 인문사회계의 최고 대학이라면 칭화대학은 자연 공과 계열의 최고 대학이다. 그는 덩사오핑 시절 부친의 복권과 복직으로 공산당에서 출세의 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의 인내력과 뚝심은 과묵한 그의 표정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모택동과 덩사오핑의 반열에 오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중국적 대내외 모순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식 개혁·개방 과정의 빈부의 격차, 집권 관료들의 부패는 그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부패 청산이 시진핑의 국정 철학이지만 중국 고위 관료층의 부패는 만연한 실정이며 최고위층 자녀가 국가 기업의 최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와 티벳의 인권 탄압은 이번 중미 정상 회담에서도 최대 걸림돌이 되었다. 홍콩의 반중 민주화 운동은 시진핑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중국식 시장경제와 경제 발전이 중국 공산당의 중앙 통제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중국제조(中國製造)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한 세계 최강의 건설을 국가 목표로 제시하였다. 미국, 영국, 호주 중심의 오커스(AUKUS)와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쿼드(QUAD)는 사실상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 세계 최강 제국이 되려는 중국몽은 거대 미국에 원천봉쇄 당하는 형국이다. 이번 미·중 정상 간의 3시간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미국 바이든의 강력한 제어력 때문이다. 미국은 시진핑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대만의 독자성을 지지하려 한다. 미국의 군사력과 중국 포위 전략은 중국이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 발전을 통해 G2 국가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거대 제국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은 덩사오핑 이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교묘한 결합을 시험중 일뿐이다. 중국 공산당은 경제발전에 따라 성장하는 다원주의적, 자유주의적 가치를 통제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의 위상강화와 3연임은 결국 권력 독점과 통제의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은 정치학의 진리이다. 시진핑은 중국적 현실적 모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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