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지방대가 어때서?

등록일 2021-11-18 18:24 게재일 2021-11-19 18면
스크랩버튼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최근 모 국회의원이 자기가 나온 대학을 “지방대”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세간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대학 학생과 졸업생들은 모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의원실로 연일 항의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대학은 사실 수도권에 있어서 지방이라고 말할 수 없는데도 소위 세간의 ‘인서울’에 대한 우열감으로 지방대로 분류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해당 의원은 과거에도 ‘지방대 출신임에도 KBS 아나운서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있는데 이번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를 예고하며 지방대를 졸업했지만 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선의로 해석하면 ‘블라인드 채용법’의 취지를 강조하여 국회를 통과하기 위한 열성에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자신의 출신 대학을 낮추고 자신의 성취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해당 의원의 지방대 차별화는 그것이 현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을 당연시 받아들여져서도 안 되고 공개석상에서 비하 발언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러한 비하 발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모 대학 교수님도 국회 증언에서 “지잡대”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어 큰 파문을 일으켰던 기억이 있다. 국회에서 이러한 단어가 나왔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다. 우리는 사실 지방대는 물론 지방이란 단어 자체를 쓰지 않아야 한다. 한국에서 지방이란 단어는 열등하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지방정부, 지방공무원, 지방대학, 지방신문…. 지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단어이다. 서울이라는 중앙에 대응하는 단어로서의 지방은 그 본래의 의미는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방이란 단어가 한국에서 중앙에 대한 대등한 개념이 아닌, 열등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방대’란 단어다.

세계화 시대에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져야 할 필요가 없는 나라이다. 고속도로를 달려보면 거의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 국토에 걸쳐 사람들이 퍼져 살고 있다. 그만큼 좁은 나라다.

좁은 나라의 미래의 번영은 세계화에 있다. 우리는 일체 ‘지방대’는 물론 ‘지방’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

지방에 있다고 열등한 것도 아니고 중앙에 있다고 우수한 것도 아니다. 각 지역의 객체들은 세계로 도약하며 각개 약진을 해야 한다.

지방대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단어는 스스로의 자존감을 파괴시키고 한국의 고절적인 이분법을 고착시킨다.

한마디 묻고 싶다. 도대체 “지방대가 어때서?”

서의호칼럼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