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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의 달라진 풍경

등록일 2021-09-22 19:54 게재일 2021-0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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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내년 대선 6개월 전의 풍경은 과거 대선과는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후보들이 대거 난립하여 출마한 점이다. 여당은 후보 8명이 출마를 선언했다가 5명으로 압축되어 있다. 2명은 컷오프, 1명은 자진 사퇴한 결과이다. 야당 역시 12명의 후보 중 3명이 컷오프, 1명이 사퇴하여 8명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외 3명이 당내 경선중이며 무소속의 김동연이 정치 교체를 외치며 출마를 선언하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단골 후보 허경영을 포함하면 30명이상이 대선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이번 대선전의 다른 특징은 관료들의 대선 출마이다.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감사원장 최재형, 전 부총리 김동연이 출마를 선언하였다. 특히 정치 경력이 전무한 윤석열 전 총장이 유력 야당후보로 부상한 점은 과거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정치 경륜과 서열을 중시하는 이 나라 정치 풍토에서는 파격적인 변모이다. 과거 이회창 총리, 고건 총리와 반기문 총장 역시 대권 도전에는 실패 했다. 윤 전 총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 간의 당내 예비 경선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하다. 과거에도 당내 후보 간의 갈등과 대립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난무한 적은 없었다. 여권의 선두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 간의 대립은 연일 인신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 역시 윤석열과 홍준표 후보 간에는 상대를 향한 흠집 내기 네거티브가 전개되고 있다. 이들 간의 치열한 갈등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측면도 있지만 대선 판의 혼란을 초래하고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 모두가 후보의 검증과정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 도가 지나치고 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색은 여론조사의 등락의 폭이 너무 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낙연 후보는 총리시절부터 타 후보의 추종을 불허하는 50%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러나 연 초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 후 그의 인기는 급락하여 현재 이재명 후보에 20%정도 밀리고 있다. 윤석열 후보 역시 총장 재직 시부터 50%대의 지지율을 보이다 홍준표 후보에게 추월당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여론의 등락은 이번 대선의 결과를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과거 6개월 전의 판세가 이번 선거에는 작동하기 어려운 정황이다.

이번 대선전의 경선과정의 과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대선 전야의 이러한 경향과 추세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하나는 정치신인의 대선 출마로 과거와 달리 대선후보의 두터운 정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당내에서부터 치열한 후보 검증과 공방이 당내 민주주의의 소생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다. 이제 우리는 해방 후 20번째의 대통령을 뽑게 된 시점이다. 이번 선거가 지역 연고주의 정치, 좌우 정치 이념의 장벽이 무너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최소한 우리의 정치가 허구적 이념이 아닌 실용의 정치로 변할 때 이 나라 정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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