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학생이 사라진 지 2년째 되어온다.
대학 시절을 생각하면 친구들과 잔디밭에서 기타 치며 카드놀이 하던 생각, 체육대회 때 농구경기에서 부상당하던 일, 기숙사 파티에서 노래 부르던 기억들이 아름답게 추억과 함께 인생의 즐거운 편린으로 남아 있다.
이제 캠퍼스에는 그런 모습이 없다.
대학의 가을학기 개강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강의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4단계 방역시책이 계속되고 있으니, 이번 학기에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기는 또 어려울 전망이다.
필자도 2년째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얼굴으로 보긴 하지만 만나본 적은 없다. 물론, 온라인 강의의 장점도 적지 않다. 준비만 잘하면 교실의 대면 강의 못지않게 질 좋은 강의도 할 수 있고 토론 등도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장소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온라인으로 접속하여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강의를 제공하는 교수나 듣는 학생들 모두 편리한 점도 많다.
그러나 비대면 강의가 채워줄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많다. 대학은 지식만을 얻는 장소는 아니다. 캠퍼스 생활을 통해 친구들을 사귀고 교수들과 대화를 직접 나누면서 그리고 각종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자기 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캠퍼스 생활이다. 그리고 문화를 공유하는 과정이다. 온라인 강의로 지식 전달은 가능하지만 문화의 공유는 어렵다. 문화의 공유는 교과서 학습만으로 되는게 아니며 직접 체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캠퍼스가 비대면 강의에 지쳐가고 있다. 교수회의 교무회의 등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강의는 물론 졸업식, 입학식도 각종 세미나나 교내 집단 행사 등이 모두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오가는 활기찬 모습이 캠퍼스의 모습이건만 지금 캠퍼스는 학생이 보이지 않는 썰렁한 캠퍼스로 변했다. 교수들도 비대면 강의의 여파로 연구실에 나오는 횟수가 줄어든다.
일부 교수들은 불필요한 회의나 출장이 크게 줄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교수와 학생, 교수와 교수 간의 대화도 사라지고 침묵이 감도는 것이 캠퍼스의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 확진자 수는 연일 증가하고 있다. 싱가폴처럼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선언할 날은 언제 일까? 독감처럼 코로나와 동반하여 살아갈 수는 없을까?
신규 감염자 제로의 시간이 언제 올 것인가? 꽃을 피우고 녹음이 푸르르고 싱그럽던 캠퍼스는 곧 낙엽이 쌓일 것이다.
언제 학생들과 교수들이 캠퍼스로 돌아올지 기약은 없고 캠퍼스엔 적막이 감돈다.
지쳐가는 캠퍼스는 언제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학생없는 캠퍼스는 이제 막을 내리고 위드 코로나로 다시 캠퍼스의 문을 열 수는 없을까? 참으로 고통의 순간들이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