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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미IC ~군위IC 고속도로·철도 건설되면 구미 수출 탄력”

이경우 편집위원
등록일 2021-08-23 18:40 게재일 2021-08-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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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가 만났다<br/>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삼성과 LG의 주력 라인이 빠져 나가면서 침체 일로를 걷던 구미공단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생산과 수출이 증가하고 고용이 늘어나면서 수출 한국을 견인했던 명성을 회복할지 관심을 받고 있다. 3천여 회원사를 둔 구미상공회의소 윤재호 회장(54)은 “이제 더 이상 빠져나갈 기업은 없다”며 “앞으로는 회원사들과 함께 구미를 새로 일구어낼 것”이라 기염이다.

자신감과 박력 넘치는 경영인이자 정치에서부터 노동 환경 농업 에너지 등 관심 가는 곳마다 자신의 이론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21세기 멀티 페르소나다.

어린 시절 배를 곯아 어려운 후학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기부에서도 늘 앞자리를 차지하는 젊은 기업인. 그의 표정만큼 구미 경제의 앞날도 밝아질 것이다.

 

- 윤 회장이 새 기운을 몰아왔나. 코로나19가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제 전반에 쓰나미를 가져왔는데 올들어 구미공단이 생산과 수출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구미의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6%나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10개월 연속 지난해보다 늘어났고 고용도 고용보험가입자 기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 수출이 중국으로, 품목은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로 특정 국가와 특정 종목에 치우친 감이 있다..

△수출국가가 중국(44.9%)과 미국(17%) 베트남(5.7%) 홍콩(3.9%) 등으로 특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미상의는 현재 수출액이 적은 중동과 중남미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코트라 구미분소와 함께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출품목도 무선통신기기와 광학기기,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실트론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IT산업이 발달한 지역이고 삼성의 스마트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부품업체와 장비업체 등 경쟁력있는 중소기업까지 지속적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또 제품의 수요 확대로 수출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수출 대신 현지투자(FDI)가 늘어날 것이라고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가 2021 세계투자보고서에서 밝혔다. 수출로 먹고 살던 시대는 끝났다는 식의 극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미의 대응책은 뭔가.

△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는 이미 중국과 미국 베트남인도 브라질 등 전 세게계적인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로 이미 세계주요 공장에서 일시적으로 셧 다운을 경험했고 현재도 코로나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생산기지에서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 그 대응책은 무엇인가.

△ 구미가 단순 생산기지 차원을 넘어 글로벌 IT수출기지로 입지를 더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 우수 인력 확보가 관건인데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우수 인력확보는 구미공단의 최대 현안 중 하나가 되는 것 같다. 무슨 특단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 것 같다.

△ 전국에서 우수 인력들이 구미로 내려오고 또 내려오면 머무를 수 있게 하도록 고민하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구미역에 KTX 정차 등으로 교통접근성을 높이고 백화점 쇼핑몰 등 즐길거리와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서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근무지를 이전하는 연구 인력에 대해서는 소득 공제를 확대해 주는 등 직접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리 상의에서는 중앙 정치권과 관계기관 등에 여러 차례 건의서를 올리고 자체적으로 대책마련 회의도 가졌다.

 

- 7월부터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다. 올 1월부터는 5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구미지역에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

△ 한 마디로 누가 누구를 위해 제정한 법인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현장에서는 기업도 노동자도 모두 불만이다. 기업으로서는 인력 활용을 원활하게 하고 노동자들도 더 일해서 더 벌 수 있는 유연한 대체근무가 가능해 졌으면 좋겠다. 노동자들은 잔업을 더 해서라도 돈을 더 벌고 싶은 것이 현실적으로 솔직한 심정이더라.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 싶은 길을 막은 것 아닌가 싶다.

 

-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들다고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올 1월 주 52시간 근무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72%가 경영에 애로가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업체에 따라 근무형태가 달라 주 52시간을 활용하기 어려운 근로자가 있기 때문이다. 구미산단 가동업체(1,973개 사)중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89%(1,755개 사)를 차지하고 있다. 업체 특성상 물량 변동이 극심해 업체로서는 일률적인 주52시간제 적용이 어렵고 근로자들도 실질적인 임금 감소라며 반발이 심했다. 제도 안착을 위한 1년간의 계도기간을 줄 것과 8시간 추가 연장근로를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시행해 달라고 건의했다.

 

- 구미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배후 도시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도 필요할 것 같다.

△ 구미에서 신공항을 경유하는 북구미IC ~군위IC 간 고속도로와 철도가 건설되면 5단지 분양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내륙 최대 IT 수출단지로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미가 갖고 있는 첨단 IT 제조기술을 토대로 항공 전자 부품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항공물류단지 거점을 마련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상의가 중심이 돼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KTX 구미역 문제는 공단의 인력충원에서부터 공단 활성화와 구미가 발전하기 위한 현안의 중심인 것 같다.

△ 구미 지역 기업인들의 수도권 출장은 물론 바이어 등 외부 손님들이 구미 공단을 방문할 때 KTX역이 멀어 불편하다는 호소를 끊임없이 듣고 있다. 구미상의로서는 KTX의 구미 정차가 하루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이와 함께 통합신공항 배후도시로 구미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동구미역의 신설을 위해서도 각계에 건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 구미 소재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전기 전자가 46개, 기계금속이 18개, 화학 12개, 자동차 부품 11개 등 90개 업체가 제조업이었다. 또 50년 이상 된 기업이 계림요업과 티에스알, 세로닉스, 대아산업 등 4개 업체이며 이들은 구미공단과 역사를 같이 하고 있다. 제조업과 향토기업 중심의 구미공단이 좀 더 젊어질 필요가 있지 않나.

△ 100대 기업 중 50년 이상 4개사를 비롯, 20년 이상 26개사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5년 미만 기업은 2개사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구미에서 신설법인이 669개로 전년보다 15% 늘어났고 제조업이 208개나 됐다.

구미상의로서는 해외나 관외 투자도 중요하지만 구미에 본사를 둔 향토 기업이 구미공단의 주력으로 보고 이들이 신증설 투자 시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와 함께 규제완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 구미공단에 향토 기업이 많은 만큼 창업자의 2세 3세가 가업으로 경영을 승계한 기업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와 증여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공식조사는 없었지만 상당수 기업이 경영을 승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상속세와 증여세 문제에 대해서는 법을 다루는 정치인들에게 따져보고 싶다. ‘돈 벌어 봤느냐’라고. 기업인으로서 기업이 나라를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기업으로서는 계속 경영해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 낼 돈이 없어 기업이 공중분해 되어서야 되겠나. 상속세와 증여세 문제는 기업의 계속 경영 차원에서 접근해 줬으면 좋겠다.

 

- 가업으로서의 기업 승계도 어렵지만 창업은 더 어려운 것 같다.

△ 구미의 현실을 보면 순수한 창업이 쉽지 않다. 대기업의 하청이나 분사에서 독립해서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 인력충원 문제도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일만은 아니다. 그것이 창업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 윤 회장의 주광정밀도 창업 28년이 됐다. 흑연 제조업이라 해서 반도체와 ICT 중심의 첨단공단이라 할 구미에서는 좀 엉뚱한 업종으로 알았는데 구미공단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첨단 필수 산업인 것 같다.

△ 젊어서 겁 없이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한민국 흑연 1세대로서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고객이 만족하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흑연은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이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사업장으로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 회사에 노동조합은 있나.

△ 없다. 내가 젊었을 때 노동운동을 했다. 그러나 지금 노동조합은 그때의 순수성을 잃고 너무 정치적으로 편향된 느낌이다.

 

- 사회적 기부도 많이 해서 기부왕이라고 소문났다. 모교 경북기계공고에 장학금과 특별기금을 마이스터고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도 내고 1억이상 기부자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대구경북에서 최고액 11억원을 기부했다고도 했다.

△ 지금도 길가다 짐 들고 가는 노인을 보면 들어드린다. 어렸을 때부너 남을 도와주는 것이 내가 편했다. 아너소사이어티를 몰랐을 때는 이름 없이 기부했다. 돈을 벌었으면 사회에 도움을 주어 더블아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같이 살아야지.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54)

청송 출신으로 경북기계공고를 졸업하고 1993년 대구기능경기대회에서 선반부 동상을 받으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궁금증은 어떻게든 풀어야 하고 늘 공부하는 기업인이다. 2015년 한국기계가공학회 최우수 논문발표상을 받고 금오공대에서 명예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기능한국인에, 2016년에는 컴퓨터 응용가공분야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1994년 창업한 주광정밀은 흑연제품과 흑연전극, 초정밀 부품가공, 지그제작, 금형제작을 주생산품으로 섬성전자와 LG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14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경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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