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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혁신정치가 성공하려면

등록일 2021-06-28 18:29 게재일 2021-06-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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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변창구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꼰대보수’가 ‘혁신보수’의 역동적 이미지로 변신했다. 여야 구태정치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야당에서 먼저 폭발했기 때문이다. 36세의 정치신예, 이준석의 당선은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民心)이 당심(黨心)을 추동한 정치혁명이었다. 졸지에 ‘꼰대진보’로 내몰린 여당은 야당에 뒤질세라 ‘혁신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준석의 혁신정치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그는 대표수락연설에서 “공존·공정·혁신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문제해결중심의 국민정당으로 발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성정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다.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선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변화와 자강(自强)’을 주문했다. 지하철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습은 탈권위, 실용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주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당선된 이후 당원 가입이 평소보다 10배나 상승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큰 기대를 말해주는 것이다.

반면에 이준석 대표의 경험부족과 젊은 혈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가 제시한 반페미니즘은 남녀 갈라치기라는 공격을 받고, 능력지상주의는 보수가치의 퇴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후보 인선에 적용하겠다는 자격시험이나 토론배틀은 정치적 흥행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당 체질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 노회(老獪)한 보수꼴통들의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허물고 당을 혁신할 수 있는 리더십과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는 당의 ‘혁신과 통합’이라는 상충되는 난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혁신보수와 꼰대보수의 분열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준석의 혁신정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대표의 올바른 인식과 역할이 중요하다. 그의 당선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당을 혁신하는 한편, 당 밖의 유력 대권주자들을 영입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야권후보 지지율 선두에 있는 윤석열의 영입에 실패할 경우, 당은 균열될 것이고 이준석체제는 무너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당 안팎의 비판과 고언(苦言)을 경청하고 자기성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혁신정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 중진들의 역할과 책임도 무겁다. 중진들은 경륜과 지혜로서 젊은 대표의 강점은 밀어주고 약점은 보완해주어야 한다. 권력의 이해관계로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다. 중진들이 먼저 낡은 사고와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열망, 특히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고 있는 2030세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에 부응해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하라. 이미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중진들이 2030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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