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성사격장은 지난 2019년 경기도 포천에서 진행 중이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이 주민 합의 없이 이곳으로 이전되면서 민군간 갈등을 촉발했다.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에 반대하던 주민과 군부대 사이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갈등의 폭은 더 커졌고, 지금은 수성사격장 완전 폐쇄를 놓고 극한 대립을 벌이는 상태다.
주민과 군부대간의 갈등이 국민 권익위에 접수되면서 지난 1월부터 권익위가 갈등 조정에 나서고 있다. 권익위의 적극적 개입으로 사격훈련이 중단되고, 주민의 편에서 소음문제 등을 듣겠다는 권익위의 뜻이 전달되면서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있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적절한 보상이 없으면 문제는 또다시 재발할 가능성은 높다.
특히 권익위가 이 문제를 두고 국방과 주민 피해에 대한 접점을 어떻게 이뤄낼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포항 수성사격장은 1960년대 해병대 이전과 함께 이곳에 사격장이 들어섰다. 마을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주민들은 사격훈련에 따른 불발탄, 유탄, 화재 위험은 물론 소음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오로지 국가 안보와 국방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국방을 앞세워 더이상 주민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은 무리다. 50년 이상 소음과 위험으로부터 시달려온 주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대책이 있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권익위의 소음피해측정 조사는 수성사격장 존폐를 가를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권익위가 중재에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대화국면으로 돌아선 것은 권익위의 역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민군 상생의 길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