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경선 독주 막을 카드로<br/>나경원-주호영 단일화 거론돼<br/>청년 상대 ‘역풍’ 우려 만만찮아<br/>정치권선 가능성 낮다 전망 커
‘이준석 바람’이 불고 있는 6·11 전당대회를 놓고 경쟁주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본선 티켓을 확보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들은 판세를 뒤집을 ‘반전 카드’를 찾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맞서 중진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유일한 반전 카드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로 나경원-주호영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 후보가 전격 사퇴하며 자연스럽게 단일화 효과를 노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예비경선 2위를 차지한 나 전 의원과 3위를 차지한 주 의원 지지율을 합치면 이 전 최고위원의 41%를 넘어선다. 산술적으로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면 이 후보를 앞설 수 있다. 이로 인해 주 의원과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들 사이에선 서로가 중도 사퇴하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다만 당권주자들은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 대한 걱정은 많이들 하실 것”이라면서도 “단일화를 위한 논의는 전혀 없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말하는 통합의 그림이 결국 유승민 전 의원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며 이 전 최고위원을 견제했다. 주 의원도 전날 진행된 광주·전남·전북·제주 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단일화 논의는 전혀 없다”고 했고, 홍문표 조경태 의원도 “추측보다 억측”이라며 회의적이다.
정치권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인위적 단일화로 인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나 전 의원은 서울과 친박계, 주 의원은 대구·경북(TK)와 친이계를 대표하는 상황에서 서로 정치색이 다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0선인 이 전 최고위원을 떨어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비쳐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의원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변화의 상징으로 이 전 최고위원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을 상대로 단일화를 모색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주 의원과 나 전 의원 등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중도사퇴, 후보 단일화가 얘기가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중진 의원 간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자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단일화는) 1 더하기 1이 1.5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처럼 네거티브를 한다든지 경험·경륜 얘기만 반복하면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성 정치인들의 패기 없음과 보신주의에 맞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