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죄일 수는 없다. 죄는 믿지만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까지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윤리관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같은 생계형 범죄가 점차 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리를 암울하게 하는 소식이다.
검찰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강력, 폭력, 교통범죄 등 주요 범죄는 전년보다 6∼9% 감소했지만 절도 등 생계형 범죄가 포함된 재산범죄는 전년보다 5%가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경제 사정이 나빠지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한다. 자영업자 등의 파산신청도 한달에 1천건을 넘는다고 한다. 코로나의 위력에 또한번 우리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청에서는 ‘영원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3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품값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0원마켓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가난과 굶주림으로 빵 조각 하나를 훔쳤다가 19년의 징역형을 살게 되는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였다.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이같은 장발장 인생을 양산한다는 느낌에 가슴이 아프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