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 사기를 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은 영원히 근절이 되지 않는 범죄일까. 수많은 서민에게 억울한 피해를 안기고 있는 범죄지만 당국의 꾸준한 단속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보이스피싱 사기는 오히려 더 늘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올 1분기 보이스피싱 범죄는 전년 동기대비 건수는 17%, 피해 금액은 120% 증가했다. 사기 피해가 오히려 대형화되는 추세다.
피해자 연령은 정보기술 이용 수법에 취약한 50대가 가장 많았다. 50대 이상 피해자 비중은 2023년 32%, 2024년 47%, 올 1분기는 53%까지 높아졌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때문이라 한다. 전화 통화를 통해 인증을 거치는 일들이 개인이나 공공기관에서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피해자 상당수가 피해를 입고도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많은 피해가 발생한 뒤다. 대책도 없다.
금융감독원이 21일 고금리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자금이 절박한 자영업자 등 서민층을 겨냥한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린다고 경계령을 발령했다. 1분기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42%가 대출 빙자형이라고 하니 나쁜 죄질에 분통이 저절로 터진다.
장사가 안돼 빚을 갚지 못해 쩔쩔매는 서민층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치는 악질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력한 철퇴를 내리는 방법은 없을까. 벼룩의 간을 빼먹는 세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