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의 로또 판매량은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인 4조7천370억건에 이른다. 2019년 4조3천181억건, 2018년 3조9천687억건보다 10~20%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로또 하루 평균 판매량은 1천297만8천93건으로, 복권 1장 가격이 1천 원임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판매량은 약 130억 원이나 된다. 로또 복권은 립스틱,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 달리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이 복권에라도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근 주요 20국(G20)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복원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충격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로 인한 부채문제, 청년층의 고용난으로 우리경제가 두고두고 회복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G20 국가 중 15위에 머물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3.1%)도 12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기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샐러리맨들의 꿈이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꿈이 허망하게 됐다. ‘흙수저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로또밖에 없다’는 한 시민의 말이 우리사회의 현 주소를 잘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