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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狂風…정상적인 사회 아니다

등록일 2021-03-16 18:52 게재일 2021-03-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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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로또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포항시를 비롯한 경북도내 중소도시의 ‘로또복권 명당’에는 최근 평일에도 로또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줄서는 사진이 본보 사회면에 보도됐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 폭등하는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기댈 곳이 로또복권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사회현상이다. “취업도 힘든데 정작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월급을 받아서 내 집을 장만하려면 수 십 년 동안 돈을 한 푼 안 쓰고 꼬박 저축만 해야 한다. 로또는 단돈 천원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는 시민의 말에 공감이 간다.

지난해 전국의 로또 판매량은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인 4조7천370억건에 이른다. 2019년 4조3천181억건, 2018년 3조9천687억건보다 10~20%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로또 하루 평균 판매량은 1천297만8천93건으로, 복권 1장 가격이 1천 원임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판매량은 약 130억 원이나 된다. 로또 복권은 립스틱,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 달리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이 복권에라도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근 주요 20국(G20)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복원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충격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로 인한 부채문제, 청년층의 고용난으로 우리경제가 두고두고 회복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G20 국가 중 15위에 머물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3.1%)도 12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기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샐러리맨들의 꿈이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꿈이 허망하게 됐다. ‘흙수저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로또밖에 없다’는 한 시민의 말이 우리사회의 현 주소를 잘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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