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건 실마리 풀어가는 신입 경찰 ‘김지원’역 맡아 열연 “연기적 기술보다 진심이 중요”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영화 ‘고백’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신입 경찰 ‘김지원’ 역을 맡은 배우 하윤경을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언론 인터뷰가 어색한 듯 손가락에 낀 반지를 연신 만지작거리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작품에 대한 질문에는 자기 생각을 술술 풀어냈다.
영화는 올해 초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들끓은 뒤 개봉하게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예고편의 조회수가 이미 110만회를 넘었다.
하윤경은 “영화를 (정인이 사건과) 연관시키는 게 죄송스럽고 조심스럽다”며 “사회적 관심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영화다. 이런 중요한 영화에 주연으로 함께해 영광이면서도 누가 될까 봐 걱정”이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따뜻하게 쓰셨다.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깊고, 공감하고 아파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며 “내가 최대한 이 그림에 부응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하윤경은 평소에 극악한 범죄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정인이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고민 끝에 봤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악몽을 꿨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나 역시도 그렇고 순간 반짝하고 그칠까 봐 걱정이다. 꾸준히 관심을 두는 일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항상 스스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좋은 영향력을 끼쳐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 없던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윤경은 또 영화에서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그가 맡은 역은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경찰이지만, 정의감을 불태우거나 사건을 파헤치는 데 몰두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전달한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치면 현실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진심이 보여야 하는 인물이어서 너무 과장되거나 표면적으로 액션을 취하면 안 될 것 같아 최대한 (감정 표현을) 절제했다”며 “연기적 기술보다는 진심이 중요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 지원은 과거 학교폭력에 노출됐던 인물이다. 경찰이나 어른에게 손을 내밀고 싶었지만 힘들었을 테고, 원망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신은 무능한 어른이 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찰이 된 것 같다”며 “단순히 정의감에 휩싸인 인물이 아니라 진심을 전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2014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하윤경은 자신을 아직 ‘새싹 연기자’라고 평했다. 지난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아직 연예인이란 생각은 안 든다고 했다. 누군가 알아봐 주면 기분 좋지만 민망함이 크다고 털어놨다.
하윤경은 “아직도 제 연기를 제대로 못 보겠다. 너무 부족해서 고민이 많다”며 “그래도 정말 미세하게 조금씩 느는 게 연기인 것 같다. 오래 해야 하는 일인 것 같고,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악역을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자연스럽고 편안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아예 우울하거나 밝은, 혹은 미쳐 있는 역을 해보고 싶다. 배우라면 발산하는 캐릭터를 한 번씩 꿈꿔보는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