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 멋대로 예산 심사 등 상임위 결정권 무시·발언 부적절
각 상임위원회는 예산안 심사와 관련 예산결산위원회에 앞서 소관부서 예산을 충분히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보통은 상임위에서 결정된 예산안은 큰 문제가 없는 한 예결위에서 그대로 반영되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245회 구미시의회 제2차 정례회의 예결위원회는 각 상임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전통을 완전히 무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상임위에서 검토한 예산들에 대해 검토와 삭감 의견을 내면서 상임위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일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산을 심사하는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예산안을 두고 지역구 챙기기가 아니냐는 가시 돋친 말들이 오가면서 얼굴을 붉히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일부 시의원들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집행부의 사전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의원 사무실에 찾아 갔지만 자리에 없어 하지 못했다”고 대답하는 공무원에게 한 시의원은 “사무실에 없으면 집을 찾아가서라도 설명을 해야한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정년을 앞둔 과장에게 자세가 불량하다고 지적했다가 공무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시 과장은 예결위 내내 서있는 동안 잠시 발언대에 양팔을 얹어 기대고 서있었을 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한참이나 어린 시의원에게 자세불량이라는 지적을 받아야만 했다.
예결위를 행정감사로 착각한 것으로 보이는 시의원들도 있었다. 이들 시의원은 이미 지나간 사안들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시정할 것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초 청소차 운전공무원 근무시간에 골프를 친 사건을 다시 거론하다 해당 과장과 언쟁을 빚기도 했다.
예산안 심사 과정을 지켜 본 한 공무원은 “사실상 상임위가 필요 없는데 차라리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려놓고 전체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심사를 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