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근해에서 올 들어 9월 오징어가 많이 잡힌 이유는 잇따라 발생한 태풍 때문에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울릉도 및 동해에는 지난달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번 두 개의 태풍 진로는 모두 동해안과 울릉도·독도를 거처 북진했다.
이로 인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들이 조업하지 못하고 피항하면서 오징어어군이 동해해역으로 남하해 울릉도·독도근해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혔다는 것이다.
오징어는 회유성으로 대화퇴어장까지 진출, 성장하면서 동해로 내려오지만 울릉도·독도 등 동해안으로 내려오는 길목에서 2천여 척이 넘는 중국어선이 그물을 이용 싹쓸이 조업으로 씨를 말리고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지난 2018년 2천200여 척, 2019년 2천여 척 올해 현재 2천 200여 척 등이다. 이들이 그물로 싹쓸이 조업하면 동해로 남하할 오징어가 없다.,
하지만, 지난 9월 3일, 7일 잇따라 발생하면서 최소 10~15일까지 북한 수역에서 조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울릉도 등 동해안에서 오징어 성어가 잡혀 예년보다 가격도 좋았다.
9월에 잡힌 오징어 현황을 보면 이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울릉군과 울릉수협에 따르면 올해 9월에 잡힌 오징어는 어선 366척이 출어 22만 7천 급(1급 20마리), 101.8t을 잡아 11억 6천1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2015년에는 432척이 출어 31만 7천 급 잡았지만, 톤수는 137.2t 금액은 5억 1천900만 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t 수나 가격을 2020년과 비교해 보면 지난 2015년에 잡힌 오징어는 성어가 아니라 성장 중인 오징어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국어선이 2천여 척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한 지난 2018년에는 9월 한 달 57척이 출어 2만2천급(11.5t), 6천400만 원, 2019년에는 170여 척이 출어 5만 8천 급(24.7t), 1억 4천2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밖에 2016년 106척이 출어, 5만 5천 급(26.6t), 9천700만 원, 2017년 82척이 출어 1만 4천 급(5t), 4천300만 원과 비교하면 올 9월에는 많이 잡혔을 뿐만 아니라 성어가 잡혀 가격도 좋았다는 것이다.
특히 올 9월은 잇따른 태풍 내습으로 울릉도 어민들은 10일 이상 조업을 못했는데도 이 같이 많은 양을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울릉어민들은 “중국어선만 없어도 동해안 어민들이 오징어만 잡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어민들은 “중국 어선들도 그물을 이용해 조업, 어족 씨를 말릴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오징어 조업 방식인 낚시를 이용한 채낚기 어업을 하도록 하면 동해가 황폐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에 그렇게 많았던 명태가 사라진 것처럼 중국어선이 그물로 싹쓸이하면 씨가 말라 언젠가는 동해에서도 오징어가 사라질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지난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이행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결의안 9항에는 `조업권(fishing rights)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거래 또는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조항은 동해와 서해, 북한 수역의 조업권 거래 금지가 포함돼 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아니더라도 어족의 씨를 말리는 조업 방식인 그물을 이용해 조업하는 것도 국제법으로 막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일래 울릉저동어촌계장은“우리 어민들에게는 손발을 묶어 놓고 조업하라면서 도둑에게는 마음대로 잡아가라는 황당한 사건이 동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