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조선총독부가 ‘대동면’을 산동면으로 변경 민족연구소 구미지회 “지명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
10일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1914년 4월 행정구역 개편 때 구미시 대동면(大東面)을 산동면으로 바꿨다.
구미지회는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서 찾은 1913년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 자료에서 산동면의 원래 명칭이 대동면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전병택 초대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산동이란 지명은 일제 식민지배 잔재로 확인됐다”며 “일제 청산 차원에서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지명을 되찾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지명·도로 명칭이나 성씨에 산토(山東)를 많이 사용하는데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해당 지역 출신이나 성씨를 가진 사람이 바꾼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전 지회장은 “일제가 지도 제작사업과 동시에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마을, 도로, 하천, 산, 평야 등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꿨다”며 “우리 고유 군·면·리·동 이름 3만4천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는 울진 서면과 원남면을 금강송면과 매화면으로, 청송 부동면 이전리를 주왕산면 주산지리로, 포항 장기갑을 호미곶으로, 고령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바꾼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구미지회는 “산동면은 구미5공단 및 택지 개발로 인구수가 3천명에서 2만3천명으로 급증함에 따라 최근 읍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며 “읍 승격 이전에 일제가 지어 붙인 명칭을 먼저 변경하는 게 옳은 일이다”고 밝혔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산동면이 일제가 지은 지명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옛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며 “어떤 형태로든 지명변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