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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살릴 ‘귀농’

등록일 2019-02-07 19:11 게재일 2019-02-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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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歸農)과 귀촌(歸村)은 엄격히 따지면 약간의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귀농은 본래 도시에서 살아왔던 사람이 농촌으로 돌아가 농사 등을 지으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귀촌은 농촌 출신 중 도시에서 살고 있다가 고향 생각이 나 농촌으로 되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농(離農)은 귀촌보다는 귀농의 반대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귀농·귀촌을 통틀어 우리는 귀농 현상이라 부른다.

1997년 외환위기(IMF)라는 직격탄을 맞은 우리 사회는 이때부터 농촌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외환위기로 직장에서 쫓겨난 많은 봉급자가 생계를 걱정하며 찾은 곳이 귀농 현장이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었던 그들로선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의 생활 정착이 새로운 희망의 빛이었다. 이른바 생계형 귀농 현상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은퇴자의 귀농이 늘어난다. 직장 생활을 끝내고 전원풍의 주거생활을 꿈꾸며 나타난 것이 외환위기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머리가 복잡했던 도시생활을 벗어난다는 개념으로 농촌의 전원생활이 로망이 되던 시절이다. 이후 농촌에는 3040세대의 엘리트 귀농이 등장한다. 젊은이의 등장과 새로운 영농기법을 동원한 귀농 현상은 귀농의 경제화와 경영화 바람을 일으킨다.

2017년은 우리나라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명을 처음 넘어선 해다. 2013년 통계 작성 후 가장 많은 귀농·귀촌 인구 증가 현상을 보였다. 연령별로도 40세 미만의 젊은층이 절반가량 차지해 귀농의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귀농현상이 고용 증가와 소득 증가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귀농현상이 인구 감소로 걱정하던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각 지자체별로도 귀농 정착을 위한 지원이 크게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8년도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 10명 중 3명이 귀농·귀촌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희망자 중 상당수가 구체적 계획은 없었지만 귀농·귀촌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높았다.

소멸위기에 있는 우리 농촌으로서는 희망적 요소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귀농·귀촌을 이끌 당국의 화끈한 유인책이 필요한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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