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물론 경주와 부산, 제주도까지 한국 어디를 가더라도 중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다. 특히, 이름난 명소나 인기 좋은 여행지 식당에선 들려오는 중국어를 피해 가기 어려울 정도.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 숫자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한국관광공사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2년부터 폭증하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460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2023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제도 시행 이후엔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중국인이 더 많아졌다.
서울을 포함한 다양한 관광지를 돌아본 중국 젊은이들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서도 한국 여행에서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세칭 ‘한국병’을 앓는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중국의 미래세대가 한국을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우리의 문화와 생활패턴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건 나쁘지 않은 신호다.
하지만, 한국인들 사이에선 아직 중국 여행객을 마냥 우호적인 눈길로만 바라보지는 않는 시각이 분명 존재한다. ‘시끄럽고 질서와 매너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로 중국인을 낮춰 보는 것이다.
관광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용변을 보는 등 중국 관광객들의 추태는 잊을 만하면 방송이나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그런 까닭에 중국인이 방문하는 걸 달갑지 않게 여기는 카페나 식당도 있다고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문제도 마찬가지. 여행자로서 지켜야 할 예의를 어디서건 명심해야 혐중(嫌中)이라는 그림자가 걷히지 않을까 싶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