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당권주자들 신청 안해<br/>내년 2월 말 전대 영향 분석
자유한국당은 20일 79개 지역 당협위원장 공모를 마감했다. 79곳 중 일반공모 지역은 69곳, 공동공모 지역은 10개 지역으로 분류했다. 일반공모 지역은 해당 지역 직전 당협위원장이 공모신청을 할 수 없지만, 공동공모 지역은 직전 당협위원장의 신청서 접수가 가능하다. 대구·경북(TK) 에서는 대구 중·남, 동갑, 동을, 북갑, 수성갑, 경산, 고령·성주·칠곡 등 8곳이 공모 대상이다.
이번 당협위원장을 맡게 되면 2020년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데 다소 유리해질 수 있다. 당협위원장은 선거구별로 구성된 당원협의회 책임자로, 기초·광역선거 후보자 추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개 오디션 대상 지역은 아직 검토하고 있으며, 격전지인 수도권과 텃밭인 TK지역 가운데 상징성 있는 당협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국민에게 선정과정을 공개할 수 있다”며 “당원과 일반 국민 호응도 등을 고려하면 TK지역이 공개 오디션 방식을 적용하기에 적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비례대표 의원 상당수가 이번 당협위원장에 공모에 응하지 않아, 인물난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배한 국회의원 출신 시·도지사들도 정치권 복귀가 점쳐지고 있으나,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노동계 출신의 임이자 의원, 보수 시민단체 출신의 전희경 의원, IT업계 여성 임원 출신의 송희경 의원, 경제학 교수 출신의 김종석 의원, 한국 프로기사 최초로 국회에 입성한 조훈현 의원, 군 출신의 이종명 의원은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 열기가 뜨겁지 않은 것은 총선이 1년여 남은 데다, 내년 2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거물급 인사들의 경우 지역기반을 다져놓더라도 총선이 임박하면 당으로부터 험지 출마를 요청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류성걸 전 의원과 함께 자유한국당에 입당 신청한 권세호 전 지역위원장은 이번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대구 수성을 지역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대구 수성갑에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던 인물이다. 권 전 위원장은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기득권에 대한 집착’에서 기인한다고 본다”며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지 않은 배경을 밝혔다. 그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맡고 안맡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자리에 연연하는 그런 정치를 답습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초심’ 그대로 백의종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대통합의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걸음 한걸음 차분히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