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이론’은 우리 사회의 무질서와 범죄가 주변의 무관심으로 방치되면 무법천지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내용이다.
미국의 범죄학자 ‘조지 켈링’은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은 그곳이 방치됐다고 생각하고 다른 유리창도 깨고 도둑질까지 해 그 일대가 무법상태로 변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범죄율을 낮추려면 사소한 것부터 잡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 뉴욕의 범죄를 줄이는데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학자다.
1990년대 일이다. 강력 범죄로 고민하던 뉴욕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한 지하철 내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강력범죄는 잡지 않고 낙서만 지운다는 시민들의 비난 여론에도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5년 뒤부터는 뉴욕의 범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의 효과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경범죄 단속에 나섰다. 이후 뉴욕의 치안이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학에서 출발했으나 기업에서 더 많은 응용을 했다. 기업이 경영전략을 짜면서 수많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정작 사소한 일에 소홀히 해 실패해선 안 된다는 이론의 근거다. 총체적 위기는 사소한 위기관리에서 온다는 교훈적 이론으로 통용된다.
‘무관용의 원칙’은 깨진 유리창 이론에 근거해 나온 말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규정이나 규칙을 위반하면 용서를 하지 않고 엄벌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정부는 미투운동에 대한 공직사회에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공직자는 모든 유형의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당연히 퇴직된다. 벌금형 기준과 구제 기간을 강화한 것이다.
사립 유치원의 비리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다. 교육부가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연간 2조 원이 넘는 국비가 지원되는 동안 감독기관은 도대체 무얼 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 세금은 언제까지 눈먼 돈 노릇을 해야 하나 답답하다. 무관용의 원칙이 잘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