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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세상

등록일 2018-05-28 21:20 게재일 2018-05-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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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는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이 점점 더 멀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으로 설명되는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계층 간 이동을 가로막는 주요한 이유다.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 사회구조는 부의 대물림 혹은 가난의 대물림으로 이어져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자본주의 경제의 필연적 결과물이지만 이를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복지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은 가난한 사람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해도 신분의 이동이 불가능하다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 2000년 이후 한국도 OECD 회원국 중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상위권 국가다. 우리나라 상위인구 10%가 전체소득의 48%를 점유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명문대학 학생의 대부분이 상위계층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젊은이 가운데는 금수저, 흙수저라는 자조적 표현도 나왔다. 사회적 경제란 말이 등장한 것도 이런 시대적 배경에 있다. 공공의 이익이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경제적 조직이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가계소득 동향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비용을 높여 양극화를 줄여 보겠다는 정부의 의도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타나 충격이다. 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낮은 하위 20% 가구의 한달 소득은 전년보다 11만원이 줄어든 128만원이었고, 상위 20% 가구의 한달 소득은 전년보다 9%가 늘어난 1천15만원으로 집계된 것이다. 하위계층의 감소폭도 통계작성 이후 최대지만 상위계층의 한달 소득이 1천만 원을 넘어선 것도 최초라 한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정부 정책이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나쁘게 작용한 것 같다고 한다. 정부는 저소득층의 고령화 인구 증가에 원인이 있다고 하나 학자들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사회로 간다면 젊은이에게는 미래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우리사회 양극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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