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 우리사회의 불평등 원인으로 `상속증여`(3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부의 축재로 성공한 부모들로부터 물러 받은 재산이 불평등을 초래하는 큰 이유로 본 것이다. 두 번째는 `정부정책`이다. 정부정책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교육기회 격차`다. 이 역시 가진 자가 유리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답변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 개인의 노력을 통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70%이상이 `보통이하`로 답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대체로 한국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2000년대 들면서 우리사회에는 불평등을 의미하는 신조어가 많이 탄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갑질`이다. 갑을관계에서 나온 말이다. 대리점 점주에게 우유를 강매한 `남양유업 사태`나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등에서 많이 쓰였다. `금수저와 흙수저`도 불평등을 풍자한 용어다. 수저계급론이라 부른다. 부모로부터 물러 받은 부가 사회적 계급을 결정한다는 자조적 표현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돈이 사람의 형량까지 좌지우지하는 세상을 풍자한 말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이 말에 국민의 80%가 동의한다고 응답해 모두를 놀라게도 했다. `빈익빈 부익부`도 가진 자의 부의 세습을 통한 불평등을 꼬집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세상이다. 어느 정도의 필요 수단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 한국건강 형평성학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소득상위 20%가 하위 20%보다 기대수명이 6.5년이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전무병 무전유병(有錢無病 無錢有病)이란 말이 나올 법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