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중<bR>채용비리까지 터져 곤욕<bR>지역여론 악화 등 `진퇴양난`
비자금조성 혐의로 수사 중에 채용비리까지 터지며 사퇴압박을 받았던 DGB금융지주 박인규 행장이 23일 주주총회에서 대구은행장직 사임의사를 밝힌 데 이어 29일 지주 회장직 사퇴를 표명했다.
박인규 회장은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그룹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주주 및 고객,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사퇴의 뜻을 전했다.
박 회장의 사퇴 표명은 지난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데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괴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된 데 대한 부담감과 지역 내 악화된 여론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권 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함께 비자금 가운데 1억여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박 회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대구은행장 자리에서는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은 새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구지검 특수부는 21일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전 인사부장과 현 인사부 실무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대구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DGB금융 소액주주 등을 대상으로 주주권한 위임을 받아 23일 열리는 주주총회 참가에 앞서 22일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식 위임자 모집결과와 참석대리인을 공개하고 박 행장 사퇴와 구속을 촉구하는 등 지역 사회 여론도 악화됐다. 게다가 대구은행 노조가 소속 조합원 1천700여명을 대상으로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박 행장의 퇴진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 입장이 70%를 훌쩍 넘어서는 등 박 회장의 은행 내 입지도 좁아졌다.
박인규 회장의 사퇴 표명에 따라 DGB금융지주와 DGB대구은행은 4월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