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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내년 초교 전면 무상급식 `찜찜`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7-12-06 20:52 게재일 2017-1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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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경서 70억 편성 계획<bR>예산 확보 못하면 중단 우려<bR>지방선거 앞둔 남유진 시장<bR>기자간담회선  66.8% 시행<bR>시민단체 농성하자 100%로

남유진 구미시장이 무상급식에 대한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내년부터 지역 초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남 시장은 그동안 “학교급식은 평등보다는 공정에 중점을 두어야 할 문제”라며 무상급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었다.

5일 구미시청 열린나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남 시장은 “구미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정주여건이 떨어진 농촌지역인 읍·면지역 학생 4천205명과 3인이상 다자녀 4천789명에게 무상급식을 해 왔다”며 “농촌지역과 다자녀 가구를 우선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다보니 무상급식 비율이 57.2%로 낮기는 하지만, 급식비 지원액만 따진다면 구미시가 93억원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은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무상급식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읍·면 전체학생, 동 지역 중위소득(80%), 다자녀(3인), 소규모학교(250명), 1~3학년까지 확대해 전체 초·중학생의 66.8%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 시장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지역 몇몇 시민단체 관계자와 면담을 시도하면서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당장 내년부터 초등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기로 급선회 한 것이다.

이날 오전 구미참여연대·구미YMCA 등 지역 시민단체회원 30여명은 구미시청 현관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후 시장을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 1층 시장실 입구에서 농성을 벌였다. 예정되지 않은 면담요구로 인해 잠시 충돌도 있었지만, 남 시장이 면담요청을 받아들여 시민단체 대표자와 무상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대표단과 무상급식 업무를 담당하는 유통축산과장과 안장환 구미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면담에서 남 시장은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내년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전격 수용키로 한 것이다.

남 시장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으로 구미시는 내년 예산안 편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구미시는 내년 초등학교 1·2·3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을 위해 93억원(본예산 50억원, 추경 4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한 학기당 46억5천만원씩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전면 무상급식으로 바뀌면서 당장 27억여원이 더 필요해졌다. 시는 내년 추경에 43억원과 27억 등 총 70억원을 편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당장 전면 무상급식으로 한 학기에 필요한 예산이 최소 60억원에 이르면서 자칫 급식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내년에는 지방선거로 인해 5월과 6월 구미시의회 정례회가 없어 예산안에 대한 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7월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당장 1학기 전체 무상급식비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급식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우려된다.

이날 한 시민은 “무상급식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목소리 큰 몇몇 단체가 와서 떠든다고 갑자기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꾸는게 어디 있느냐”며 “평소 뚝심있던 남유진 시장이 내년 선거눈치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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