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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카메라 앞에선 수명 줄어드는 느낌”

연합뉴스
등록일 2017-09-04 20:54 게재일 2017-09-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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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아이해`서 열연… “김해숙 선생님이 제 연기에 실망하실까 노심초사”
▲ 배우 이준. /프레인TPC 제공
“김해숙 선생님이 첫 촬영날 제 팬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갑동이`부터 `럭키`까지 다 보셨다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과 연기를 하게 되니까, 선생님께서 제가 연기 못하는 것을 알게 되실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를 끝낸 이준(29)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김영철 선생님, 김해숙 선생님 모두 대 선배님이시고 어려운 분들이지만 그나마 김영철 선생님과는 붙는 장면이 많아서 나중에는 좀 적응되는 면이 있었다. 그런데 김해숙 선생님과는 거의 없다가 결정적인 장면에서 붙게 돼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그가 말하는 문제의 장면은 극중 변한수(김영철 분)가 사실은 가짜 아버지임이 드러난 후 변한수의 아내 나영실(김해숙)이 중희(이준)를 찾아와 무릎을 꿇고 눈물의 사죄를 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앞두고 김해숙 선생님이 대기실로 절 불러 1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엄마처럼 편하고 자상하신 분이시죠. 그런데 선생님이 제 팬이었다고 하시니, 겁이 나는 거예요. 저랑 직접 연기를 해보면 얼마나 실망하실까 싶은 거죠. 슛이 들어가고 선생님이 결국 제 앞에서 무릎을 꿇는 연기를 하실 때도 제 머릿속에는 사실 `선생님이 내가 얼마나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할까`라는 생각 뿐이었어요.(웃음)”

이준은 복잡한 심리 묘사를 해야 했던 `중희`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 박수를 받았지만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면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제가 원래 끼가 없어요. 억지로 만들어내는 거죠. 이목이 집중되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큰데, 카메라 앞에 서면 그 정도가 심해지죠. 남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연기하는 거 보면서 참 신기하다 싶어요. 가수 활동할 때는 그래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었는데, 연기는 프레임 안에서 해야 하니까 엄청부담돼요. 그게 연기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힘들어요.” 그는 “카메라 부담감에 어떤 작품을 하든 살이 쭉쭉 빠져서 끝날 때 되면 시작할 때에 비해 제가 살이 빠져 있음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던 과거도 들려줬다.

“제가 공부를 아예 못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중학교 때 반에서 46명 중 23등이었으니 중간은 됐어요. 그리고 중간이었던 것도 수학 점수 때문이었지 다른 과목은 90점 이상 받았어요. 수학 점수가 바닥을 쳐서 평균을 다 깎아 먹었죠. 제 누나가 공부를 잘하는데, 그때 저를 보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못 가니 실업계 가라는 거예요. 제가 그래도 반에서 부반장도 하고 그랬는데 인문계 못 간다고 하니 기분이 나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공부가 안되면 무용을 하자 싶어 중3 때 무용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춤추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는 “주변 사람들이 내 진로를 결정해주는 것 같았지만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어도 공부를 못했을 것이다. 수학 과외까지 받았는데 점수가 20점밖에 안 나오더라”며 웃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는 타고난 `춤꾼`이다. 서울예고를 거쳐 한예종 무용과에 입학한 이준은 곧 자퇴를 하고 연예계로 발을 들였다.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씬`에서 가수 비의 아역을 맡으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배우를 꿈꾸기는 했는데 그냥 막연한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무용을 해 예고를 가고 한예종까지 가면서 그 생각이 구체화된 거죠.”

오는 10월24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는 그는 “친구들이 늙어서 간다고 놀리지만난 아무렇지도 않다”며 “동기생들이 나보다 한참 어릴텐데 그들과 어떻게 하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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