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사는 남자` 신성록 <BR>하루아침에 억만장자 장인 생긴<BR>소심한 은행원 `강호림` 역 맡아<BR>명품 코믹연기로 연기 대변신
“최민수 선배님이 독특한 것은 알았지만 겁나지는 않았어요.(웃음) 코미디 호흡이요? 너무 잘 맞았죠. 정말 재미있게 연기했습니다.”
상대(?)하기 쉽지 않은 대선배 최민수(55)와의 `앙상블` 연기에서 결코 주눅들지 않고 존재감을 발휘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그런데 그는 심지어 연기를 즐겼단다.
MBC TV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최민수와 코믹 호흡을 맞추며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겼던 배우 신성록(35)은 30일 “선배님이 독특한 에너지로 극을 이끌어 주셔서 잘 따라갔을 뿐”이라며 웃었다.
신성록은 “대본도 재미있었지만 대본에 없는 상황도 최민수 선배님과 만들어내면서 연기를 한 게 정말 많았다”며 “코미디는 서로 아귀가 맞아야 하는데 그게 선배님과 너무 잘 맞았다”고 말했다.
키 188㎝에 마른 체형인 신성록은 `죽어야 사는 남자` 출연을 앞두고 10㎏을 감량했다. 그러다 보니 바람 불면 날아갈 듯, `휘청휘청`대는 모습이 됐다. 그런 그를 카리스마 `작렬`하는 최민수와 붙이니 둘의 강약 대비는 더욱 극명해졌다. 신성록은 그렇게 자신이 만든 `강호림`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일부러 체중을 뺐습니다. 대본을 읽고 제가 느낀 호림이의 형상이, 종이 인형처럼 주물럭거리다 던지면 휙 날아가서 저쪽에 처박히는 그런 느낌이었어요.(웃음) 주유소에 세워진 `바람인형` 같은 느낌인 거죠. 제가 키도 큰데 체격마저 좋으면 그런 느낌이 안 날 것 같더라고요. 직전에 뮤지컬 하느라 근육을 키웠는데, 이번 작품을 앞두고 다시 쫙 뺐죠.”
`강호림`은 소심하고 가진 것 없고, 별 볼일도 없는 은행원이다. 실적도 꼴찌라 늘 점장에게 구박받았다. 그런 그에게 난데없이 죽은 줄 알았던 억만장자 장인이 나타나면서 그는 한바탕 커다란 소동에 휘말렸다. 신성록은 강호림의 `호떡집에 불난 상황`을 살갑게 표현해냈다.
`별에서 온 그대` `라이어 게임` `공항가는 길` 등 최근작에서 줄곧 악역, 날카로운 역을 했던 배우 신성록의 대변신이었다.
“뮤지컬에서는 코미디를 종종 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저도 제 이미지가 악역으로 각인된 지 몰랐는데, 그런 이미지 덕에 이번 연기가 시청자께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습니다. 제 코믹 연기가 되게 효과적인 반전이 된 것 같아요.
(웃음) 일부러 이미지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죽어야 사는 남자` 시놉시스를 보니 상황 자체가 너무 말이 안되고 황당무계한데 너무 재밌겠다 싶어서 하게 됐어요. 새로운 해석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역할이 될 것 같았죠. 그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호응을 얻어 다행입니다.”
코믹한 상황을 더욱 강조한 것은 그의 `큰 입`이었다. 그는 입을 크게 벌린 채 감정표현을 하는 연기를 많이 보여줬고, 카메라가 이를 클로즈업하면서 더욱 웃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신성록은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하면 사람들이 제 연기를 굳이 찾아와서 보실까 싶다”며 “그래서 계속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