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의 혼 간직한 고령 미래를 그리다
고령은 대가야의 옛 도읍지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최근 산업단지 조성, 농·특산물 홍보와 판로 확대 등에 나서며 도농복합도시로서의 면모도 갖춰가고 있다. 향후 관광정책 개발과 체험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려는 고령군. 가야문화권 시장군수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곽용환 고령군수를 만나 향후 고령군이 추진할 각종 정책과 구체적인 문화·관광 발전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그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5년간 1인 생산액 등 평균성장률 6.7%… 도내 1위 올라
지역특화 품목 딸기·수박·멜론 등 농산물 생산 지원 노력
고령군관광협 발족, 일본과 MOU로 관광객 유치 협력
대구 인접·교통인프라 좋은 산동지역 신규 산업단지 조성
- 올 여름 고령군에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난 2일엔 미국, 중국 등 국제연맹 5개국 2천여 명의 청소년이 방문해 대가야고령 국제 청소년 캠퍼리 행사가 열렸다.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난 7월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을 비롯해 김천~거제 KTX 조기 착공, 대구~광주 동서내륙철도, 대구산업철도 건설 등 고령의 4개 사업이 선정됐다.
앞으로 고령군은 2005년부터 이어온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의장군으로서 가야사 연구·복원에 앞장서고, 국정과제와 세부사업의 빠른 대응을 위해 전략을 수립하며,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정된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다.”
- 재선 군수로 7년 동안 군정을 이끌어왔다. 성취감을 느낀 사업은 무엇이고, 아쉬움이 남는 사업은 무엇인가.
“그간 추진해온 정책들이 통계청, 정부부처 지표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경북도에서 울릉군 다음으로 작은 지자체지만 지속가능성, 행정서비스, 1인당 생산액 등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년간 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해 도 1위에 올랐으며, 한국CRS연구소는 경제, 사회, 환경 등 다수의 부문에서 고령군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령관광 활성화라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 `대가야의 목·금·토-꿈꾸는 시간여행자센터 조성사업`이 지역수요맞춤 지원사업에 선정돼 2018년부터 사업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체험·체류관광 활성화가 이루질 듯하다.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 고령은 도농복합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공장 유치와 지역 농특산물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중 공장설립·등록 원스톱 행정지원과 온라인 지원시스템을 운영해 중소기업운전자금 등 각종 금융지원과 기업지원 시책 홍보를 진행 중이다.
또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각종 지원으로 지역 특화품목인 딸기, 수박, 멜론, 참외, 감자, 버섯 등을 육성하고 있다. 양파와 마늘 생산에 있어서는 노동력 절감을 위해 정식기와 수확기에 저장용 망사파레트와 망사톤백 등을 지원한다. 지역 자연환경에 맞는 블루베리, 무화과, 아로니아 등도 육성해 새로운 농가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딸기와 멜론, 수박과 감자 등 고령 농산물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판로를 확대·개척할 방안은 무엇인가.
“소규모 개별유통과 지역농협의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농산물 유통을 전담치 못해 규모화, 규격화 돼가고 있는 농산물 유통환경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산물 유통을 전담하는 유통주체로 통합마케팅 조직인 고령군농협조합 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몰 운영 안정화와 농특산물 직거래장터의 적극적 참여로 지역 농산물 홍보와 판매할 촉진할 계획이며, 로컬푸드 매장 등 농산물 직거래 사업 활성화로 6차산업화 모델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앞으로도 고령군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변동되는 단순납품 방식이 아닌 계획생산, 계획판매를 통해 효율적인 농산물 유통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 21세기는 `문화와 관광의 시대`다. 고령군은 문화 발전과 관광 진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관광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1월 고령군관광협의회를 발족했다. 이는 관 주도의 관광정책을 탈피해 민간 주도의 창의적인 관광정책 개발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에는 대가야체험축제를 관광협의회 주도로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밖에도 콫 페스티벌, 캠핑 페스티벌, 관광 아카데미 운영 등 민간의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9월에는 일본 미야자키현에 위치한 다카치호정 관광협회와 관광교류 MOU를 통해 선진형 관광활성화 시스템을 공유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협력할 것이다.”
- 한국의 많은 지자체가 감소하는 인구로 고민하고 있다. 고령군의 인구정책과 출산장려정책을 소개한다면.
“인구 증가를 위해 고령군 인구증가시책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12년 이후 고령군 전입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내용은 자동차 이전 번호판 교체비(대당 3만원), 자동차세(대당 15만원), 주택분 재산세(세대당 10만원), 국적 취득자 축하금(30만원), 전입 초중고생 장학금(10만원)을 1회에 한해 지원한다.
출산장려 정책도 펼치고 있다. 출산가정에 기념물품을 증정하고, 출산장려금과 출생아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출산장려금은 첫째 50만원, 둘째 240만원, 셋째 360만원, 넷째 아이 이상은 6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엄마가 살기 좋은 도시 진료비 지원사업`으로 관내 의료기관과 인근 지역 산부인과 병원 2곳(미즈맘, 여성아이병원)과 협약을 체결해 진료비를 할인해주고 있다.”
-도시의 인프라는 지역 발전의 근간이 된다. 도로와 철도, 생산기반시설 건설 등 고령 발전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희망찬 고령! 행복한 군민!` 이라는 군정 목표 아래 경제와 문화라는 두 가지 전략의 조화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는 고령군 산동지역(다산면, 성산면, 우곡면, 개진면)이 맡고 있다. 산동지역은 대구와 인접한 동일생활권이다. 교통 인프라도 좋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4곳의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문화는 대가야읍을 중심으로 산서지역(대가야읍, 쌍림면, 덕곡면, 운수면)이 맡고 있다. 고령군은 대가야의 도읍지이며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의 출생지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대가야의 차별화된 역사를 바탕으로 지산동 대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비롯해 `2017 올해의 관광도시`에 걸맞은 다양한 관광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 `가야문화권 시장군수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가야는 520년의 찬란한 역사를 바탕으로 순장제도, 철기, 토기, 가야금 등의 다양한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가야문화권 시장군수협의회는 가야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 국민대통합 실현, 동반자적 공동 발전방안 모색을 위해 2005년 구성됐다.
현재 전라도, 경상도, 대구광역시를 포함해 5개 광역시·도와 17개 시·군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협의 회의와 가야문화권 합동워크숍, 공무원 친선체육대회 등을 개최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야사의 자리매김을 위한 학술적인 연구 지원 △시·군 모두가 참여하는 보존·정비·활용사업 추진 △미래 세대를 위한 가야문화권 대중화와 역사의식 재정립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야문화권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가야 문화의 중심지였던 고령군의 대처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는 통합과 공존을 강조한 사업이다. 고령은 공약 세부사업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간부회의를 개최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가야사 관련 TF팀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의장군으로서 가야문화권 전체의 조사·연구·복원을 통한 상생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가야문화권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가야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는 대내적으로는 영·호남에 고루 분포한 가야문화권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 지역 통합을 이룰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임나일본부설에 대응하는 가야문화권의 정비로 왜곡된 한일관계를 바로잡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 `실업`과 `일자리 부족` `희망 상실`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청년들은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니 사회적 문제다. 청년에게 일자리는 미래이자 희망이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하지만 어려운 현실이라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인생에서 자기만의 비전을 만들고 제대로 된 흔적을 남기고 가야 한다. 실패도 자산이 될 수 있다. 성공이란 단순히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자기만의 삶,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다양한 독서와 여행 등으로 경험을 쌓고 세상을 공부해갔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1~2년 늦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청년들이 인생을 크게 바라보고, 넉넉한 마음으로 희망을 향해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병휴·홍성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