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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는 신이 주신 선물이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7-08-25 20:59 게재일 2017-08-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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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달 6일 `청각장애인 성당` 건립 기금마련 음악회 개최<bR>“목소리를 나누는 건 `행복한 숙명`… 韓 최고의 디바 되고파”
▲ S.E.S. 출신 가수 바다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 목소리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청각 장애인에게도 골고루 주어졌어야 하는데, 하느님이 제게 하나 더 주신 게아닐까. 그러니 이 목소리를 나누는 건 `행복한 숙명`이에요.”

오는 9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성당에서 `청각장애인 성전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 S.E.S. 출신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37)를 24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났다.

바다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은 비비안나다. 2년 전에도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사제 박민서 신부의 제안으로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

그는 엠넷 `아이돌학교`와 JTBC `팬텀싱어` 출연으로 바쁜 와중에도 또 한 번 재능기부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5년 전에 왼쪽 귀 기능이 많이 떨어졌어요. 누가 왼쪽에서 말하면 먹먹하게 아무것도 안 들렸죠. 최근에야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때 생각했죠. 아무것도 안 들리면 정말 힘들겠다고.”

뮤지컬 배우로서 견디기 벅찬 시련이었다. 그랬던 바다에게 청각장애인 팬들로부터 편지가 몇 통 왔다. `당신의 노래를 귀로 들은 적은 없지만 어떤 음악일지 상상이 간다. 가사를 보고 힘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바다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핑돌았다. 음악과 종교는 그렇게 바다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어릴 때 아빠는 막내딸인 제가 수녀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수줍고 말 없던 저는 중학교 때부터 4년간 예비성소자(聖召者·사제나 수도자 희망자) 과정에 다녔죠. 그 와중에도 매일 노래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기도와 연습을 병행하던 16살에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는 메시지가 제 안에서 뭉클하게 올라왔어요. 그로부터 며칠 뒤 S.E.S. 멤버가 될 기회를 얻었어요.”

자선 공연을 꾸준히 해왔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말에 바다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제 꿈은 선행을 널리 알리는 게 아니라 한국 최고의 디바가 되는 것”이라며 “최고의 디바라면 국민 모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지 않겠느냐. 좋은 일 했다고 자랑하기 전에 제가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결혼한 바다는 달콤한 신혼생활도 소개했다. “제가 살면서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데 신랑이 `나는 젊어서 안 해도 되지만 자기는 받아야 해` 라면서 건강검진을 시켜주더라고요. 반쪽이 생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요.(웃음) 노래하려면 폐활량이 중요해서 매일 뛰는데, 운동을 안 좋아하면서도 함께 뛰어주고요. 그게 최고의 데이트에요.”

바다는 이번 음악회에서 포크듀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을 비롯해 10곡을 부른다.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의자마다 특수한 진동장치도 마련했다. 그는 “이런 착한 기술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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