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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중된 코드인사로 양산되는 위정자(僞政者)들

등록일 2017-08-25 20:59 게재일 2017-08-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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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룡서예가
그릇된 정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정치를 등치는 위정자(僞政者)들이 설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법치의 세상이라 하더라도 정치인이나 법관들이 권력을 남용하고 법을 악용하는 국가는 항상 어지럽게 마련이다. 법의 판결이 올바른 저울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법관의 좌우 성향에 따른 편견으로 결정지어질 때는 더욱 사회혼란을 부추긴다.

논어 `위정(爲政)편`에 올바른 정치란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해서 곧지 않은 사람들 위에 놓으면 정치는 바르게 돌아가지만 곧지 않은 사람을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흐트러지고 나라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바른 정치의 국가경영을 잘 정리하고 있다.

철학 없는 그릇된 정치투쟁으로 한국의 보수라는 용어는 군사 독재의 협조자라는 의미로 확대 해석되고 있으며, 진보라는 용어는 친북좌파로 확대 해석되어 콤플렉스를 동반하고 있다. 5년 대통령 단임제가 정착된 이후로 여야 정당의 권력투쟁은 초한지와 같은 상황이 몇 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한 사람의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각 진영에서 승부를 펼친 후 어느 한 쪽에서 대통령이 탄생된 후에는 어김없이 포용과 통합을 외치지만 그 내면에는 모든 부처나 공공기관에 선거공신과 친인척들이 발호한다.

`맹자`에 거이기(居移氣)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처한 지위에 따라 기상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지녔던 가치관이나 인간관계는 대통령이 된 후에는 변하게 마련이다. 이는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 자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는 국가를 발전시키는 통치를 해야 한다. 임기 동안 투표로 보장받은 권한을 보은이라는 차원에 양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권을 잡으려다 보면 기획이나 설득을 잘하는 사람, 선동이나 연설을 잘하는 사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국가통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인격자이고 능력자인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는 제나라 맹상군을 죽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식객 같은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닭 울음소리를 잘 내고 좀도둑질에 능했던 그들과 함께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은 능력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다는 때문이다.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상응한 보답이 있어야 하겠지만 국가의 대통령이 돼서는 의리 차원의 보답은 잊고 인재를 두루 찾아 써야 하며 특히 인사상의 배려에는 신중해야 한다. 능력이 없거나 곧지 않는 사람이 코드인사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면 이러한 사이비로 인해 그 조직 자체가 흔들리고 부패하기 때문이다.

중앙인사검증기관 자체가 코드로 편중된 시각에서 선택한 고위공직자들을 대개 시간이 흐를수록 국가기관의 정당한 목적을 외면한 채 삐뚤어진 과잉충성으로 권력을 좇으며 남용하다 조직의 부패와 비리의 중심에 서게 되며 실패한 정부의 원인제공자들이 되는 것이다.

인사에서 배제되거나 탈락된 공신들은 흔히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들먹이지만 그것은 결코 배신이 아니다.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치부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사람이나 권력을 특권으로 여기는 사람들 모두는 이 사회를 좀먹는 위정자(僞政者)들 즉 사이비 정치꾼에 불과하다. 이들이 공직사회에서 설친다면 그 사회는 이미 병든 사회이다. 사냥개는 사냥 이외에는 아무데도 쓸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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