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년 전 생활유적 가능성<bR>동국문화재硏 의견 내놔<bR>교도소 공사 앞둔 교정본부<bR>모래·흙으로 서둘러 덮어<bR>주요 문화재 사장 우려
속보 = 대구교도소 이전부지 내에서 발굴한 매장문화재가 국내 최초의 구석기인 생활유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유적지 발굴 쉬쉬에 훼손 우려`<본지 7월 12일 4면 보도>와 관련해 동국문화재연구소 등이 조사를 벌여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동국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발굴된 대구교도소 이전부지 내 매장문화재는 6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중기 구석기와 4만년 전 이른 후기 구석기 시대가 함께 발굴됐으며, 그동안 대구지역에서 확인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인 1만5천년전의 대구 월성동 유적보다 수만년을 앞서는 유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150여 점의 유물은 모두 직경 2~3m되는 여러 개의 둥근 구덩이에서 나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되는 구석기인의 생활유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개의 웅덩이 중 한 웅덩이에는 50점 이상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돼 구석기 유물을 만든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웅덩이를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최초로 발견된 구석기시대 생활유적의 가능성이 높은데도 교정본부에서는 문화재발굴 현장을 모래로 덮고 흙으로 성토하는 기록보존 방식으로 서둘러 마무리하려 하고 있어 자칫 지역내 중요한 문화재가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9월부터 대구교도소 기초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교정본부로서는 문화재 발굴을 대대적으로 할 경우 자칫 대구교도소 이전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해 서둘러 마무리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지역 일각에서는 대구의 역사가 수만년 전으로 앞당겨지는 획기적인 매장문화재가 발견됐는데도 대구시와 달성군은 지역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빈면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국내 최초로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터전일 가능성이 높다면 유적지를 지역 명소로 만들기 위한 대구시와 달성군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교정본부도 오는 9월 기초공사를 하기 전에 해당 유적지를 교도소 부지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 관계자는 `선사유적지 발굴 쉬쉬에 훼손 우려`란 내용의 기사와 관련해 “이번 문화재 발굴에 대해 대구교도소는 보안시설이어서 외부에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현장설명회 공개 절차를 무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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