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구청-시설관리공단<BR>야구경기장 앞 단속 시비에<BR>책임 소재 `핑퐁게임` 빈축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프로야구 경기를 앞두고 포항야구장 앞에서 노점상인과 공익요원 간 시비가 붙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책임 소재를 두고 담당 구청과 시설관리공단에서는 `핑퐁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14일 오후 4시께 포항야구장 건물에 있는 포항시 남구청 앞에서 노점상들과 포항시 남구청 공익요원 간 욕설과 몸싸움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남구청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청은 이날 포항시시설관리공단과 함께 각 부처에서 공익근무요원 10여 명을 뽑아 포항야구장 인근에서 노점상 단속에 나섰다. 포항시의 노점상 절대 불가 방침에 따라, 상인들에게는 사전부터 이곳에서 장사할 수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뒤였다.
이런 상황에서 상인 중 일부가 남구청 근처로 자리를 잡기 위해 짐을 옮기기 시작했고, 이들을 제지하던 공익근무요원과 마찰을 빚었다. 격분한 공익근무요원과 상인들이 상호 간 욕설을 하면서 작은 몸싸움까지 번졌으나 출동한 경찰의 중재로 현장상황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노점상 단속업무를 진행한 남구청과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남구청에서는 야구장과 종합운동장은 관리주체가 시설관리공단이기 때문에 구청에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고, 시설관리공단 측은 노점상 단속은 엄연히 구청 담당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시설공단은 상인과 마찰을 빚은 공익요원 역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직원이 아니라고 밝혔다.
남구청 관계자는 “우리는 그저 인력 지원밖에 한 일이 없다”며 “운동장 내의 관리는 엄연히 시설관리공단의 업무”라고 말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도 “우리가 종합운동장 내의 관리를 하는 것은 시설 부분이다”며 “노점상 단속은 엄연히 구청 담당 업무”라고 말하며 책임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포항시의 노점상 절대 불가 방침에 따라 발생한 갈등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무원들의 안일한 태도를 비난했다.
현장에 있던 최모(48)씨는 “서로 욕설을 하고 나서 관련 공무원들은 모두 숨어 있느라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더라”며 “노점상이 안된다는 건 이해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책임자가 나서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