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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선재시장 경쟁 서막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7-06-05 02:01 게재일 2017-06-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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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선재 신규 진출<BR>포스코 독점시장에 승부수<BR>H형강 이어 신경전 예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H형강에 이어 선재시장을 놓고도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선재는 자동차 및 전기·전자용 볼트·너트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강재로 지금껏 포스코가 거의 독점해 오다시피 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 선재를 생산하면서 국내 선재시장도 서서히 양강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로 인해 자동차용 강판시장에서 타격을 입은 바 있는 포스코는 선재사업에서만큼은 수성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포스코의 선재는 현대종합특수강, 세아특수강, 대호피앤씨 등 강선업체에 납품돼 이를 CHQ WIRE(냉간압조용 강선), CD-BAR, BAR TO BAR 등으로 가공 생산된다.

볼트, 너트 업체들은 이 제품들을 구매해 볼트, 너트를 생산한 뒤 자동차 및 전기·전자업체에 판매한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사용하는 특수강 수직공급체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당진에 특수강공장을 신설했다.

연간 100만t 규모로 60만t은 특수강, 40만t은 선재를 생산한다. 올해 초 핫런테스트를 무사히 마쳤고, 44개 강종의 인증도 획득했다.

현대제철의 선재시장 진출은 포스코와의 경쟁을 의미한다.

연간 280만t의 선재생산능력을 보유한 포스코에 현대제철의 40만t 생산능력은 큰 위협이 되지 못하지만 내수판매 물량의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현대종합특수강이 포스코로부터 구매해온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은 구 동부특수강으로 지난 2015년 현대제철에 인수됐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지금껏 포스코로부터 연간 30~35만t 수준의 선재를 구매해왔다.

지난해 소재인 선재 93.2%를 포스코로부터 구매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종합특수강이 구매해 온 포스코산 선재를 자사 제품으로 대체해 나갈 계획이다.

선재 40만t 중 32만t 정도를 계열사인 현대종합특수강에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은 여타 강선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포스코로서는 연간 30만t 이상을 구매해왔던 고객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선재생산으로 인한 타격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이 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한 순간부터 선재공급 물량 감소를 예상해왔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수출비중을 높였다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선재만 판매해온 것이 아니라 이를 소재로 CHQ WIRE, 쾌삭강, 타이어코드 등도 만들어 파는 등 제품을 고도화 했고, 해외 고객사들을 발굴해 내수 수출비중을 8대2에서 7대3 정도로 늘렸다는 것.

하지만 포스코로서는 현대제철의 선재시장 진입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고로사업에 이어 특수강, 선재까지 포스코 독점사업에 현대제철이 자꾸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역시 독점해 오다시피한 국내 H형강 시장에 포스코의 베트남산 H형강 진출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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