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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H형강 판매 2라운드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7-06-02 02:01 게재일 2017-06-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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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작년부터 베트남산 대량 국내 반입<bR>현대제철, 가격 정찰제로 수입산 제품 견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H형강 국내시장 판매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베트남산 H형강의 국내 반입을 대량으로 늘리고 있는 반면, 현대제철은 1일부터 H형강 가격 정찰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정찰제는 국내 시장에서 수입 철강제품의 무분별한 저가 공세를 막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는 포스코의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을 견제할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국내산보다 t당 5만원 정도 값이 싼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의 국내 수입은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현대제철의 정찰제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시장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은 지난 2015년 7천204t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8만8천60t으로 무려 12배 이상 늘었다. 포스코 베트남 계열사인 포스코SS비나를 통해 국내에 반입된 것이다. 베트남산 H형강의 판매가격은 t당 66만원대로 중국산보다 1만원가량 비싸고, 국산보다는 5만원 정도 저렴하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1일부터 H형강 판매가격을 세분화해 매달 한 번씩 발표한다는 것. 철강사가 유통업체에 제품 가격을 통보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과 규격별로 가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동국제강도 저가제품의 국내시장 교란을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H형강 정가판매제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H형강의 생산능력은 617만2천t으로, 이중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생산능력은 각각 367만t, 130만t이다. 업계는 현대제철의 정찰제 도입이 사실상 시장가격을 공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이 H형강 부문 1위 업체인 만큼 시장가격의 하한선을 정하는 잣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가 판매제 시행이 사실상 포스코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산 H형강은 이미 2015년 7월부터 최대 3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연간 수입량을 58만t으로 제한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수입량이 2014년 73만t에서 지난해 35만5천510t으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정찰제는 수입 저가제품의 남발을 막으면서 출혈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기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이같은 정찰제는 수입품도 터무니없는 가격에는 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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