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홍준표 후보, 대구·경북 대선 공약 비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내놓은 대구·경북 공약은 큰 틀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두 후보가 공약한 △제4차 특구조성 △동해안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지원 △고부가 미래 전략소재 강국선도 등은 명칭만 다를 뿐, 내용은 유사했다.
지역 정가는 “한국당은 큰 틀에서 경북 공약을 세웠으나, 민주당은 세부적으로 들어가 공약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우선 홍 후보의 첨단과학기반 에너지·해양자원 신산업 거점과 문 후보의 동해안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지원 공약은 차이점보다 유사점이 많다. 두 후보 모두 경북의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경북은 원자력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점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슷하다. 문 후보는 “풍력,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의 거점으로 구축하기 위한 그린에너지 집적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고, 홍 후보도 “지속 가능한 미래원자력 4.0을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저탄소 신에너지산업 실증밸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홍 후보는 △제2원자력연구원 설립 등 저탄소 미래에너지 연구개발 및 실증의 메카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문 후보는 △원전을 대체할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원으로 하이테크 태양광발전소 건립 △동해안의 대체에너지사업장 확대 및 관련 산업 활성화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 모두 경북 동해안 지역의 풍부한 청정 에너지자원을 활용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해 경북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으로 민주당은 김천 혁신도시 지원 △산업클러스터 조성 지원 △혁신도시 활성화 위한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내걸었다.
포항의 철강산업 발전에 관한 공약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두 후보 모두 철강산업의 강국으로 선도하겠다는 공약은 같았다. 홍 후보는 타이타늄 첨단신소재 사업화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철강제조가 융합된 새로운 첨단 신소재 산업 육성 지원하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철강제조 스마트 공정 기술개발 및 제철산업단지의 스마트공장 생태계 구축 사업 지원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민주당·한국당의 `단독공약`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대구와 경북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이다. 두 후보의 공약 중에서는 정당의 특색을 반영한 이색적인 공약도 있어 눈길을 끈다.
민주당은 경북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지방 산업도시인 영주에 베어링 기술혁신 거점인 국가 주도의 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내에서 재배된 과일을 학교급식ㆍ간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농산물 가격안정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하겠다는 과일학교 급·간식 시행구상도 이색적이다.
민주당은 또 2033년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북지역을 겨냥해, 농촌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생활복지주택`건설(신축 2만호)과 1만호 농촌 노후주택 개량사업 추진도 약속했다. 하지만 일상적인 노인 복지대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대선공약으로는 다소 진부하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당 홍 후보는 경북의 포항과 안동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국토대동맥 구축공약이 압권이다. 소요되는 사업비만 약 16조5천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홍 후보는 공약집에서 “네이처생명산업 수도 공약은 경북지역에 있는 여러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적 신약·백신 공급기지로 조성하고, 백두대간·동해안의 생명자원을 고부가 바이오산업으로 육성해 생명과 자연을 다루는 생명산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즉, 포항의 4세대 가속기, 안동의 국제백신연구소 등 경북지역 인프라가 적극 활용된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내걸었던 공약과 유사한 공약도 있었다. 경북 동해안을 탄소섬유·타이타늄·알루미늄 등 3대 경량소재·부품 벨트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현재 포항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과 유사하다.
한편,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은 이들 후보 중 한 명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 추진된다.
/김진호·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