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멜로 연기는 진심을 다하는 게 최고”

연합뉴스
등록일 2016-12-07 02:01 게재일 2016-12-07 14면
스크랩버튼
김윤석, 영화 `당신`서 순정남 변신<BR>“매번 거친 역할 할 수는 없지 않나”

중국 옌볜의 살인청부업자(`황해`), 연쇄살인범에게 “야, `4885`. 너지?”라고 외치던 전직 형사(`추격자`), 악의 화신이자 전설의 타짜인 아귀(`타짜`)까지.

그동안 주로 세고 거친 역할을 해온 충무로의 대표 배우 김윤석이 올겨울 멜로연기로 돌아왔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이하 `당신`)에서 김윤석은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하고 30년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50대 수현 역을 맡아 지고지순한 순정을 보여준다.

물론 김윤석의 멜로 연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화 `쎄시봉`에서도 주인공 오근태의 40대 시절을 연기하며 김희애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다만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6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매번 도끼만 들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번 작품은 기승전결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고, 타임슬립을 소재로했지만,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만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당신`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2015년의 수현이 30년 전인 1985년으로 돌아가 평생 후회하던 한 사건을 바꾸려 한다는 판타지 드라마다.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기욤 뮈소는 영화 `추격자`를 본 뒤 배우 김윤석의 팬이 됐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현재의 수현이 30년 전 수현과 만나 티격태격하고 사이가 좋지 않다는 설정에 공감이 갔어요. 마치 부모가 자식을 볼 때 본인의 단점을 닮은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하는 것처럼 그런 심경이라고 할까요. 우유부단하면서 매번 한 발짝 늦어 때를 놓치는 젊은 수현의 모습이 바로 제 모습이니까 화가 나는 거겠죠.”

중년일수록 멜로 감성을 끌어내기가 어렵지 않으냐고 묻자 대뜸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런 멜로감성이) 다시 생기죠. 저는 심지어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도 울어요. 전혀 의외의 친구들이 나와 음악적 기교가 아니라 영혼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나죠.”

김윤석은 그러면서 “도끼를 들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중년 남성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면서 “멜로 연기는 결국 진심을 다하는 게 최고”라며 웃었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순간이 있는지 궁금했다.

“솔직히 그런 설정 자체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까 생각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저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태어나면 죽음을 겪는데, 그런 과정 자체를 다시 겪기가 싫은 거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것도 힘들고….”

김윤석은 이 작품에서 외동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딸바보`로 등장한다. 실제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 둘을 둔 그는 영화 속 모습과 자신이 닮았다고 했다.

“지방 촬영을 다니면 일주일, 보름씩 집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아서 시간 날 때마다 딸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죠. 다른 집은 자식이 사춘기가 되면 대화가 단절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일을 절대 겪지 않으리라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에서 시한부 삶을 사는 김윤석은 절제된 감정을 연기한다. 젊은 시절 수현을 연기한 변요한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요한이를 보면 자신을 다 열어놓고 즉흥에 몸을 던지는 연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자주 그렇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한이도 한없이 감성적이다가 한 번씩 폭발하는 느낌으로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죠.”

`도둑들`, `검은 사제들` 등으로 연기파 배우이자 흥행 배우로도 자리매김한 김윤석은 영화 흥행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어느 정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해보니까 이제는 흥행보다는 작품성이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천만 관객이 들어도 석 달이 지나면 잊히는 영화보다는 앞으로 계속 회자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